'페미씨네'정기적 상영회 개최
'영화로 페미니즘 풀어보자' 취지
소규모 출판사 '문화기획달'
지리산서 글쓰기 수업 진행

여성주의 영화 상영회, 출판 단체의 활동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페미씨네'라는 영화모임이 생겼다. 경상대 재학생, 졸업생 4명이 함께 여성주의 콘텐츠 상영회를 한다. 이들은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페미니즘을 고민했고, 영화 속에서 이를 풀어보고자 했다. 모임 결성 후 진주시민미디어센터와 연계해 매달 정기 상영회를 열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국여성재단 후원으로 찾아가는 상영회 '달빛 극장'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6시 산청 간디고등학교 도서관에서 페미씨네 선정작을 함께 보는 '달빛 극장' 상영회를 했다. 지난 4월 진주 경상대 이후 두 번째 찾아가는 상영회였다. 선정작은 단편 영화 3편. <춤 춰브라>, <아무 일도 없었다>, <육체미 소동>이다. <춤 춰브라>는 답답하고 불편한 속옷 브래지어에 대한 여성들의 인터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지하방에 혼자 사는 여성이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에 대한 공포감을 보여준다. <육체미 소동>은 어릴 적부터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것을 배제당한 여성들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축구를 하면서 땀 흘리며 운동하는 재미를 찾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다.

지난 18일 저녁 산청 간디고에서 여성주의 영화상영회 '달빛 극장'을 진행한 '페미씨네' 성어진(왼쪽), 정수진 씨.

학생 40여 명이 영화를 본 후 소감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남학생은 "여성들의 고충을 미처 알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고, 여학생은 저마다 경험담을 쏟아내며 영화 메시지에 공감을 표했다. 행사를 진행한 정수진(26) 씨는 "작년 서울 강남역 사건 발생 후 페미니즘을 깊이 고민했다. 영화를 즐겨 보는데, 여성이 주도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영화는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영화상영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7시 20분 진주미디어센터 상영관 인디씨네에서 '그걸 꼭 그렇게 표현해야만 속이 후련했냐?'는 제목으로 여성의 몸을 소비하는 영화를 다룰 예정이다.

9월에는 야외 영화상영회를 계획하고 있다.

여성주의 계간지 <지글스> 등을 발행하는 문화기획달 활동가들. 왼쪽부터 고자연, 권명심, 이유진 씨.

지리산에서 여성주의 글쓰기를 하고 출판 등을 하는 '문화기획달'은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기획달'은 2014년 1월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귀촌한 여성 4명이 함께 꾸려가는 여성주의 문화단체이자 소규모 출판사다. 남원뿐만 아니라 인근 함양 등 지리산에 깃들어 사는 여성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지글스>('지리산에서 글 쓰는 여자들'의 줄임말)라는 계간지를 발행해 독립 서점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지리산 여성전용 창작생활 공간인 '살롱 드 마고'에서 글쓰기 수업, 페미니즘 특강, 미술과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등의 문화예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사리밭에 공룡이 살까?>라는 동화책을 발간하기도 했고, 치유 음악가 '봄눈별'의 우울증 경험에 대한 이야기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리산 환경 이슈와 관련한 운동에 참여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생태적 실천 방법을 모색하는 종합 잡지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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