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처럼 드러나는 인종차별
코미디언 조던 필레 데뷔작
스릴러·섬뜩한 반전 흥미

흑인 사진작가 크리스(대니얼 칼루야)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앨리슨 윌리엄스)의 집에 초대받는다.

로즈 부모님 댁으로 향하던 도중 로즈가 운전하는 차에 노루가 친다. 출동한 경찰이 운전을 하지 않은 크리스에게도 면허증을 요구하자 로즈는 인종차별이라며 화를 내고 저지한다.

걱정과 달리 크리스를 반갑게 환영하는 로즈의 부모. 마침 1년에 한 번 열리는 백인 상류층 파티가 일정이 겹치고, 로즈의 동생 제레미도 집에 도착한다.

그런 와중에 크리스는 로즈의 집에서 마주한 흑인인 관리인과 가정부의 눈빛과 행동이 마음에 걸린다.

파티가 시작되고 크리스는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기묘한 분위기를 느끼는데….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조던 필레의 연출 데뷔작 <겟 아웃>은 곱씹을수록 퍼즐이 맞춰지는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영화 흐름에 따라 시선을 같이하면 흥미진진한 스릴러가 완성되지만 되짚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흑인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한 복선을 촘촘히 깔아놓은 감독의 치밀함에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흑인 인종차별 문제를 치밀하게 그린 <겟 아웃> 스틸컷.

영화 시작과 함께 상류층 도시를 헤매는 한 흑인 남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자신을 쫓는 듯한 차 한 대를 발견하지만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

범행을 당하기 전부터 불안해하면서도 그저 피하려고만 한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감독은 흑인이 사회적 약자임을 전면에 드러낸다.

그리고 시작되는 크리스와 로즈의 이야기. 로즈는 마치 자신이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이는 듯 크리스를 대변하고 대신 흥분한다.

그러나 로즈가 크리스를 데려온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부터 배려와 친절, 혹은 로즈가 몸소 보여준 사랑과 차별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그들만의 끔찍한 공모와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완벽하게 고립된 공간에서 로즈 가족 나아가 사회 전반에 여전히 내재한 단단한 편견과 그들의 치밀한 계획 속에서 크리스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겟 아웃>은 스릴러와 섬뜩한 반전, 그리고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되짚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마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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