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성 깊지 않으나 대통령 꿈 이룬 곳
임기 후 매곡 산하 산책하는 모습 염원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매곡마을. 경남지역의 이 두 마을은 대한민국 전·현직 대통령과 연고가 있는 마을이다. 봉하마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영원한 안식처가 있는 민주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친구이자 동지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의 신분으로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봉하마을을 국민 속에 남을 영원한 민주성지로 갈무리했다.

봉하마을에서 이어지는 매곡마을은 문 대통령이 살던 사저가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매곡마을은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 영도에서 살았던 문 대통령과는 그리 연고성이 깊지는 않다. 그러나 이른바 작금에 '양산 사저'가 있는 곳으로 불리는 매곡마을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의 꿈을 이룬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다. 넓은 들이 있는 봉하마을과는 달리 매곡마을은 좁디좁은 외진 산골길 한편에 있다. 마을이라기보다는 '산속의 사저'로 집들이 모여 소란스러운 분위기와는 전혀 딴 세상이다. 사저 앞에는 작은 계곡의 물이 흐르고 인근에 작은 절도 있어 유유자적으로는 으뜸이다. 사저 입구 경로당이 있는 마을회관은 문 대통령 부부가 자주 찾던 곳이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마을 주민이 모두 예술가 같았다"며 친밀감을 내보이는 등 유쾌한 '정숙 씨'의 면면이 이미 매곡마을에서 선보였다. 풍수가들은 매곡마을 지세가 '장군대좌 혈'에 속하는 양택지라고 지세를 극찬했다. 누가 뭐라든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정권변화를 이끌어 놓은 결과를 놓고 보면 부인할 수 없다.

매곡마을은 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암울하고 우울했던 시대에 정권교체라는 한 줄기 빛을 비추는 데 일조를 했다는데 그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 탄생 이전에 매곡마을은 매곡마을이 고향인 더불어민주당 서형수(양산 을)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 저력을 보이면서 양산을 시대적 변화의 중심으로 견인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을 그만두고 2008년 측근 소개로 매곡동으로 이사를 온 문 대통령은 매곡마을 산속 사저에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세상사 이치에는 창업과 수성이 있다. 창업보다 더 어려운 것이 수성일 것이다. 경제를 살리고 자주국방으로 나라를 튼튼히 하는 국가안위를 살리는 수성이 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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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사에서 "임기 동안 노 대통령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바람과 "(임기를 마치고) 매곡마을로 꼭 돌아오겠다"는 김정숙 여사의 말대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치고 돌아와 반려견 마루와 함께 매곡동 산하를 산책하는 모습을 매곡마을 국민은 염원하고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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