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합포구 창동 작은 서점 '산책'
지역민 편히 찾는 곳 북적거리길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놀라운 서점이 생겼다. 작은 서점이라고도 불리는 독립서점이다. 이름하여 '산·책', 확인해보니 살아있는 책(live book)이라는 뜻이란다. 이름도 참 재미있다. 서점을 둘러보고 규모와 서점 자체에 궁금한 것이 정말 많았다. 마침 출근한 박승우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현재 MBC경남 시청자미디어센터장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역에 독립서점이 생긴 것이 반갑지만, 쉽지 않은 도전일 것 같아 독립서점을 열게 된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박 대표는 "모두 함께 준비한 일이라서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책을 낼 생각을 하고, 작가가 독자들과 만나 강좌도 하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사람들이 돈을 모아 공간을 만들었다.

시청자미디어센터 팀원들이 속한 '독립사진작가협동조합'이 주축이 됐다. 협동조합은 지역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고 지역의 일상을 발굴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우리 동네 골목을 다룰 계획이다.

그렇다면 왜 독립서점일까?

박 대표는 "독립서점의 핵심은 지역이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대한민국의 문화 중심지는 서울이다. 독립서점이 생기면 사람들이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상업적 유통과정 때문에 일반인이 책을 내는 일이 쉽지 않다. 현실과 타협해야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내고 싶은 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많이 팔릴 수 있는 책을 내야 한다. 우리는 책을 낸 사람이 있다면 다 받아주자고 결의했다. 그래야 그가 새로운 책을 낼 수 있다. 책을 낼 용기를 주고 싶다. 출판을 후원해 줄 수도 있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에게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서점 홍보도 피하고 있다. 돈을 벌고자 독립서점을 연 것이 아니기에 상업적으로 보이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기존의 북카페가 흥했다가 사라지는 이유는 책을 구색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산·책에 카페 공간을 최소화하고, 독자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더 확보한 이유다. 굳이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휴식공간이 필요한 사람들도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 그래서 독립서점에 대한 관심이나 지역문화의 다양성 보급에 작은 보탬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박 대표와 대화하는 동안 알 수 없는 청량감을 느꼈다. 지역이기 때문에 문화적 소외감을 느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민들을 위하는 노력들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지역에 산다는 것이 뿌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독립서점 '산·책'에 꾸준히 새책들이 들어오고 더 많은 작가의 책이 소개되고 많은 지역민이 편하게 찾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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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북적거림을 원한다. 나도 이날 4만 원어치 책을 샀다. 계산의 과정이 너무 느렸다. 알고보니 책 가격표를 한참 찾았다. 시스템이 재미있었다. 독자가 책을 사면 서점에선 그 돈을 작가에게 일일이 송금한다고 했다. 책가격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들에겐 용기를, 지역민들에겐 문화를 선사하는 '산·책'의 의미있는 행보를 응원한다.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세상은 더 따뜻하다.

※이 내용은 개인블로그(yongman21.tistory.com/m/906)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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