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기 맞아 다시 불러보는 당신의 이름
'바보 노무현''인간 문재인'확인 뭉클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입니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아침, 당신은 그렇게 가시고 우리는 충격에 휩싸여 얼마나 많이 울어야 했던가요. 아니, 얼마나 많은 순간순간 분노와 설움을 함께 삼켜야 했던가요.

바보 노무현! 당신을 그렇게 떠나보내는 게 너무나 안타까워 끊임없이 이어지던 국민의 조문행렬을 기억하시겠지요. 광화문 광장을 마지막으로 지날 때 그 절절한 통곡 소리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부터 우리는 저마다의 가슴속에 죽창 하나씩 품고 '민란'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혁명'의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내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민중의 설움과 분노는 '촛불'로 승화해 광장으로, 광장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돈과 권력과 명예에 도취되어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불한당들에게 저항하는 촛불혁명은 위대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못다 이룬 현재진행형의 혁명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조금 마음 편안하게 당신을 불러봅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영원한 청년 노무현! 당신이 아주 존경하고, 아주 믿음직한 친구라며 그토록 자랑하던 당신의 친구 문재인이 마침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서 '사람이 먼저다'는 가치를 세우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든든한 대통령'이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당신을 다시 만난 듯이 무척 기쁩니다. 봉하에 내려와 "아∼ 기분 좋다!"라고 외치시던 당신의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히 들리는 듯합니다. 밀짚모자 쓰고 환하게 웃으시던 그 모습, 손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들판을 달리던 그 모습, 막걸리 한잔 시원하게 들이켜시던 모습이 많이 그립습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능력이라지요. 2001년 12월 당신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면서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고 가슴 절절이 외쳤지요. 저는 그 연설을 듣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때 이후 저는 '인간 노무현의 꿈'을 좇아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 열풍보다도 제 가슴을 더 뜨겁게 달구었던 것은 바로 '노무현 열풍'이었지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쏟아냈던 당신의 명연설들은 지금 들어도 소름 돋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진실은 눈물 보자기를 담고 있나 봅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제37주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많은 국민에게 감동의 눈물을 쏟게 했습니다. 특히 한 유가족이 눈물의 추모사를 낭독할 때 함께 눈물 흘리던 문재인 대통령은 추모사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 유가족의 뒤를 따라가며 불러 세워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바로 그 장면에서 저는 또 감동의 눈물을 주르륵 흘렸습니다. '바보 노무현'이 그토록 자랑했던 '인간 문재인'의 진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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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당신의 아름다운 꿈 '사람 사는 세상'을 다시 생각합니다. 나아가 2012년 당시 대통령 후보 문재인의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를 다시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간절하게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은 곧 '사람이 먼저다'는 가치를 앞세우는 세상입니다.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당신의 아름다운 꿈은 영원히 살아남아 이 땅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꿈이 곧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입니다. 당신이 이 땅에 왔다 가셔서 세상은 좀 더 맑고 밝고 따뜻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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