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옥상 4년 만에 개방, 노조 "불통 상징 사라져"
현안·쟁점 해결할지 주목

19일 오전 9시 경남도청 본관 옥상 문이 열렸다. 2014년 4월 진주의료원 폐업공방 과정에서 차단된 지 4년 만이다. 경남도청공무원노조는 이를 '홍준표 도정 적폐청산'의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신동근 위원장은 "홍 지사에 의해 닫힌 옥상 문은 불통의 상징이다. 옥상은 단순한 휴식공간이나 대피공간 그 이상이다. 도민에게 도지사가 '불통'으로 몰려온 상징적 공간이다. 이제 그 문을 열면서 소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문제는 신호탄에 이어질 본격적 노조 활동이다. 전임 홍 지사 치하에 묶여 있던 노조활동을 재개, 홍 도정의 적폐를 청산할 후속 대책이 있어야 노조 주장대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경남도청노조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적폐청산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측이 "홍준표 전 지사의 도지사 보궐선거 무산 책임이 있는 류순현 권한대행은 교체돼야 한다"는 요구를 반박했다.

지난해 10월 24일 경남도청공무원노조 신동근 위원장이 도청 옥상문 개방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적폐 청산'을 내세웠던 노조가 "보궐선거 무산 책임은 전적으로 홍 전 지사에게 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1년 남은 시점에서 주요 도정 현안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도정을 계속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등 권한대행을 엄호하고 나섰다. 노조의 '오락가락' 행보에 노조 게시판에는 지적과 주문이 잇따랐다.

"대한민국 적폐, 청와대 적폐보다도 경남도 적폐가 훨씬 심각하다. 노조가 어설프게 봉합하려는 것에 동조하지 말기 바란다. 더군다나 중앙에서 오신 분의 인사에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 노조의 위상이 서는 그 어떤 담보나 경남도가 현재 안은 문제점 청산 없이 본질을 희석시키지 않길 바란다."

"노동조합, 사정기관, 청와대에 건의한다. 진주의료원 폐쇄과정의 문제점,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전문성 없는 기관장 임명, 지난 도정이 자랑하는 경남도 채무제로의 정확한 내용, 교육감 서명에 경남도의 관여, 대선에 관여한 공무원 문제를 들여다봐 주시기 바란다."

"(홍 지사 사퇴서를) 전임 비서실장이 혼자 기안하고 결재하고 발송할 권한이 있는 것인지, 행정절차상 사표제출 시 업무처리는 인사과에 하는 것이 아닌지, 비서실장은 행정과 소속인데 결재라인에 있는지, 인사과 업무를 행정과 소속 비서실장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인지, 수신처를 동시에 하면 동시에 발송되는데 익일 공문기안 결재 발송 시에는 인사과에서 처리하고 도의회 도선관위에 동시에 발송하지 않았는지, 익일 공문처리는 행정과에서 했는지 아니면 사표처리 업무담당 부서인 인사과에서 했는지 (노조가) 밝혀 달라."

옥상 문 개방이 노조 차원 적폐 청산의 신호탄일지, 이벤트로 그칠지는 노조 손에 달렸다.

단체교섭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도청에선 200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공식 단체교섭이 진행되지 않았다.

복수노조 문제를 앞세운 사측(도청)의 의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노조 통합 이후에도 교섭은 열리지 않았다.

신 위원장은 "지난 2월 대의원대회에서 117개 요구안을 만들어 3월 3일 단체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교섭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측의 요구안 사전검토 때문이라고도 했지만, 이후 단체교섭 재개 압박과 성사 여부도 노조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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