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이뤄진 옛 사람들의 삶, 누군가는 기록해야."

통영-한양을 이은 조선고속도로 <통영로>(최헌섭 지음, 도서출판 해딴에) 출판기념회가 지난 19일 오후 7시 마산합포구 창동도시재생어울림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김훤주 해딴에 대표가 질문하고 저자인 최헌섭 두류문화원 원장이 답하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시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최 원장은 '통영로'의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최 원장은 "통영로란 임진-정유년의 양란을 겪은 조선 정부가 바다 방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수도인 한양에서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는 통영을 오가기 위해 연 길이다"며 "조선시대 10대 간선도로 가운데 제5로이며, 통제영으로 이르는 길이라 통영로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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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로> 출판기념회 모습. /이종현 기자

이어 통영로를 걷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원장은 "통영로 옛길 걷기는 옛글과 고지도를 통해 경로를 확인하고 그 길을 되짚어 걸으며 되살리고자 나선 걸음이다"며 "2011년 3월에 시작했는데 직장 생활의 짬을 내어 걷다 보니 3년 반이 넘게 끌게 됐다"고 밝혔다.

첫 질문으로 김훤주 대표가 "통영로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책은 아닌데 그럼에도 이 책을 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최 원장은 "내 목표는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걷는 이 길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찾는 것이다"며 "길을 기록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이 책은 연구자든 개인적으로 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던 누군가에겐 꼭 필요하고 소중한 책이 될 것이다"며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남은 인생에서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10년 전부터 길을 찾고 기록하는 것에 발을 들였고 이젠 그만둘 수도 없다"며 "못 걷게 되는 그 순간까지 국내에 있는 길 전부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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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로> 출판기념회 모습. /이종현 기자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대담을 마친 후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진해 용원중학교 학생이 "고고학자의 일은 유적과 유물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많은 유적과 유물을 놔두고 왜 하필 '길'을 선택하게 됐느냐"는 질문을 하자 최 원장은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은 땅속에 묻혀있던 유적과 유물을 찾아내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복원하는 것이다"며 "자세히 보면 그 모든 것들이 길 위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언어, 문화, 예술 등이 과거 어떻게 오갔는지 기억하고 복원하기 위해서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최 원장의 아버지가 참석해 "아들이 이만큼 훌륭하게 자라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해 시민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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