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서는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국회의사당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의 첫 머리에 지지를 하지 않은 사람도 저의 국민이요,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하셨기에 지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다른 후보자를 선택한 저도 우리의 대통령으로 인정하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선거과정에 정치·경제·사회·문화와 안보 등 각 분야에 수많은 공약을 했고, 취임 인사에서 다시 약속을 지킬 것을 천명하셨습니다. 공약으로 약속한 모든 것을 하나로 집약하면 국민을 편안하게 잘 살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약속 꼭 지키십시오.

당신은 이젠 승리자이며 가진 자입니다. 국민이 당신께 공인된 힘을 드렸습니다. 공인된 힘을 드렸다는 것은 권력입니다. 다른 대통령이 누렸던 권력을 당신께서도 똑같이 남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힘이라 생각하는 위인이 아니시길 진정으로 바라고 기대합니다.

국민이 당신에게 드린 권력은 베풂과 나눔, 배려와 헌신, 치유와 봉사입니다. 받아 누리게 하는 베풂은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이젠 가진 자입니다. 가짐은 소유가 아닙니다.

당신께서 가진 것은 권력보다 더 큰 아량으로 너그럽게 품고 안아 주는 포용과 넉넉한 여유가 되어야 합니다. 그간 선거과정에서 당신과 대립하거나 정적이었던 모든 분께 위로도 드리고 때론 사과와 용서도 구하십시오. 그리고 도움도 청하십시오. 흩어지고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모으십시오.

네 편 내 편이 아니라 우리 편으로 만드십시오. 그간 대통령이란 직책과 이름에 지치고 희망을 잃은 국민에게 용기와 기대를 하게 해주실 것을 바라며 당신의 국민인 제가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승자도 패자도 없는 동반자로 함께 손잡고 전진해야 하며 국민통합의 첫발이라 하셨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끼며 내가 당했던 것을 갚음한다고 국력을 낭비하거나 소모하지 마십시오. 이는 역사의 역행이자 후퇴이며 자신의 약속을 어기는 배신행위입니다.

둘째, 인재등용은 전국에 고르게 적재적소에 지지와 상관없이 삼고초려해 맡기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논공행상의 측근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탕평 인사를 되새겨 주십시오.

셋째, 정경유착은 완전히 사라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전국일간지에 현대, SK. 삼성, 롯데, 두산, LG, POSCO, 한화, 농협, 대한항공, 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GS, CJ 같은 기업이 취임 축하라는 이름 아래 광고를 싣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기업이 가세를 할 것인지! 제 눈에는 줄을 서는 것 같습니다.

넷째, 거짓 없는 솔직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겠다고 하셨습니다. 척하는 것을 하시지 마십시오. 탕평인사를 하는 척, 정경유착을 안 하는 척, 국민을 포용하고 소통하는 척, 공약을 지키는 척, 국민을 기만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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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청와대를 나올 때까지 마음에 반드시 새기고 계십시오.

이번 당선은 지지한 국민보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더 많습니다. 대통령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도록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고 더불어 즐기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따뜻한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어 주실 것을 부탁과 함께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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