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벗어난 한국당 재입당 의원들 행보
한국정치 퇴행 의미…지역에서 응징해야

대선이 끝나면서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뻔한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의 국회의원이 간신히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했다. 이들 13인은 자유한국당이 싫다고 탈당해서 새로운 바른정당을 만들어 나갔다 다시 들어온 단순한 인물들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행보를 하고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기적에 가깝다. 다소 과도한 주장처럼 느껴지겠지만 세 가지 측면에서 한번 살펴보자.

먼저 이들 13인은 일반인의 상식을 깨부쉈다. 국정파탄, 대통령 파면의 가장 큰 책임추궁에 몰린 당시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새로이 창당을 하면서 자신들의 대통령 파면과 구속을 끌어내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들이 야당과 협조해 국회에서 대통령 파면을 이끌고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파면'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누구보다 공을 세운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대통령 파면 반대' '사면'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언론은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했고 심지어 '쫄부'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대통령 파면과 구속까지 시키고 헌재결정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파면 반대'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상상초월은 유권자들을 경악게 했다. 그러나 13인은 태연하게 '보수' 운운하며 상식을 깨부쉈다.

둘째 이들은 인간적으로도 차마 해서는 안 되는 몰염치한 일을 저질렀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선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흔들기를 시도하더니 끝내 그를 버렸다. 더구나 선거가 끝나기도 전,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시점에서 경쟁당 후보 홍준표 지지를 선언했다. 정치적 배신과 함께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파렴치한 짓을 했다. 한때 박근혜 뒤를 따라다니다가 배신하고 유승민 후보를 내세우더니 세가 약하고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밥그릇을 차고 나왔다가 다시 바로 그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정치인은 어떤 선택도 가능하다. 그러나 최소한 명분이 있고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 최소한의 기본 윤리와 정치도의를 저버린 인간들이 국회의원 행세를 여전히 한다는 것은 한국정치의 수치다.

마지막으로 명분 없는 탈당과 창당으로 한국정치의 퇴행을 초래했다. 정치는 행정을 지도하고 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명분 없이 탈당과 창당을 멋대로 한다는 것은 유권자나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정치적 이해관계만 앞세우는 정치꾼들이란 소리다. 필요하면 탈당도 창당도 정치인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명분 없는, 국민이 납득하기 힘든 '자기부정', '자기합리화'식의 행보는 한국정치의 퇴행을 의미한다. 이들이 아무리 그럴듯한 말을 내세워도 이들은 정치 행보에 큰 오점을 남겼다. 행보를 보면 이들 스스로 정계은퇴를 할 것 같지 않다.

13인의 국회의원을 선출한 지역의 유권자들이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도의와 함께 인간적 신의를 배신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지역에서부터 응징하고 퇴출해야 한다는 것을. 이들이 퇴출당하면 한국정치에서 제멋대로 탈당, 창당, 복당하는 혼란스런 불신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될 것이다. 최소한 유권자들의 눈치라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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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13명의 재입당을 승인하던 날,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잘 살기를 바란다. 우리는 갈 길을 가련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오 대변인이 진정으로 '잘 살기'를 바랐는지는 모르겠다. 또한 '13명의 머저리들'이 마침내 복당돼 자유한국당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들 앞에 최후의 심판은 남았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행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을 묻는 일은 바로 깨어있는 유권자들의 책임이자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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