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가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 석상에서 비정상을 고치고 정상을 복원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본보는 창간 18돌을 맞아 이번 대선에서 연령 제한 때문에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한 99년생 예비 유권자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세상을 직접 물어보았다.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률로 희망을 잃고 시름 깊은 청년세대의 염원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지는 앞으로 5년 동안 문 대통령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일 것이다. 청년들에게 현실은 꿈을 키울 수 없을 만큼 잔인하다. 재능이 있어도, 꿈이 있어도 모두 접고 성적에 맞춰 대학을 들어가자마자 취업에 매달려야 하는 청년들에게 헬조선은 옴짝할 수 없는 감옥이다. 기회는 차단되어 있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아 도전은 무모할 뿐이니 차라리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자괴감의 수렁에서도 청년들은 대한민국이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새 나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좌절과 절망의 단어들이 사라지고 열망과 행복의 언어가 넘치길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노력한 만큼 인정받는 공정성이 지켜지고 정의롭길 원한다. 재능과 적성이 차이가 있으니 굳이 서열에 끌려다니며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기회가 열려 도전이 칭찬받는 나라를 소망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정을 쌓고 싶어도 과도한 경쟁에 쫓겨 벽을 쌓아야 하는 비정함이 비난받고 행복권을 마음껏 추구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고대한다.

바로 그런 나라를 자기들 손으로 만들고 싶어 청소년들은 선거권 연령 하향을 요구했다. 18세면 이미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 가능한 개체요, 모든 법제도가 성인으로 대우하고 있음에도 투표만은 할 수 없는 불합리한 장벽을 제거해달라고 외쳤다. 청소년 단체가 대선 당일에 모의 투표한 결과는 매우 지혜롭다. 청년들의 눈을 보며 꿈을 이야기하는 대통령을 선택하고 권위를 내세우고 과거나 타령하는 이는 거부했다. 20세기 마지막 해에 태어난 세대가 원하는 21세기의 나라를 만들어 나아가야 미래가 보일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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