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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지역주의 구도 새로 핀 정치 다양성

PK·TK '보수색' 옅어지고 호남 몰표 현상 누그러져
캐스팅 보트 수도권·충청 정권교체 힘 싣는 선택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7년 05월 11일 목요일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면, 후보들이 각각 어느 정도 득표하느냐는 그다음 관심사였다.

전략투표냐 소신투표냐? 표 결집이냐 다양성의 추구냐? 선거과정을 달궜던 쟁점들이 관심 정도를 나타냈다. 각 후보의 지역별 득표 구도도 그에 못지않은 관심사였다. 전통의 지역구도가 재연될지, 아니면 깨질지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였다.

우선 전국 득표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1342만 3800표(41.1%),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785만 2849표(24.0%)였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1.4%,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각각 6.8%와 6.2%의 득표율을 보였다.

1·2위 간 표 차이는 557만 951표로 1987년 직선제 도입 이래 최다 표차였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간 531만 7708표보다 앞섰다. 문 대통령 득표율이 41.1%로 낮은 편이었지만, 역대급 표차는 선거과정에서 그가 강조한 "압도적 당선을 통한 강력한 국정 집행력 확보"에 부응할 요소다.

◇영·호남 몰표 깨졌다 = 개표 결과 영·호남 몰표로 상징되는 지역구도에 금이 갔다. 보수진영의 아성인 대구·경북은 한국당 홍 후보에게 과반의 표를 몰아주지 않았고, 호남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에게 표를 나누어 주었다.

홍 후보는 경북에서 48.62%, 대구에서 45.36%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경남에서는 37.24%로 문 대통령(36.73%)에 겨우 0.51%포인트 앞섰고, 부산(문재인 38.71%, 홍준표 31.98%)과 울산(문재인 38.14%, 홍준표 27.46%)에서는 2위에 머물렀다.

5년 전 대구(80.14%)와 경북(80.82%)에서 5명 중 4명 이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몰표를 주고, 부산(59.82%)·울산(59.78%)·경남(63.12%)에서도 60% 안팎의 지지를 보낸 것과 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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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역시 몰표 현상이 한층 누그러졌다.

문 대통령이 광주 61.14%, 전북 64.84%, 전남에서 59.87%를 각각 득표해 18대 대선(광주 91.97%, 전북 86.25%, 전남 89.28%)보다 크게 떨어졌다. 대신 안 전 후보가 광주 30.08%, 전북 23.76%, 전남 30.68%로 야권표를 분산시켰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완승함으로써 민주당은 광주·전남에서 적자로 다시 자리했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당 사활을 고민해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민심 바로미터' 역할 수도권과 충청 = 수도권과 충청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민심의 바로미터'임을 재확인했다.

우선 수도권은 문 대통령에게 전체 득표율과 비슷한 지지를 보냈으나, 홍준표·안철수 후보의 2·3위 자리는 바뀌었다.

서울은 문 대통령 42.34%, 안 후보 22.72%, 홍 후보 20.78%로 나뉘었고, 인천은 문 대통령 41.20%, 안 후보 23.65%, 홍 후보 20.91%로 나타났다. 경기도 문 대통령 42.08%, 안 후보 22.91%, 홍 후보 20.75%로 집계됐다.

아울러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서울 6.47%, 인천 7.16%, 경기 6.92%로 전체 평균(6.17%)보다 수도권에서 더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다양성이 수용된 결과를 보였다.

충청 여론은 전국 순위를 그대로 압축한 '민심 바로미터'였다.

충북은 문 38.61%, 홍 26.32%, 안 21.78%로, 충남은 문 38.62%, 홍 24.84%, 안 23.51%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1강 2중'의 전체 득표율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대전에서는 문 42.93%, 홍 20.3%, 안 23.21%로 홍 후보와 안 후보의 자리가 바뀌었다. 세종시도 문 51.08%, 홍 15.24%, 안 21.02%로 전체 충청권 여론과 차이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에서 문 대통령이 34.16%를 득표해 홍 후보(29.97%)를 4%포인트 이상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강원은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61.97%)에게 영남 못지않은 높은 득표율을 안겼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안 후보가 강원에서 21.75%를 가져가면서 표가 분산됐다.

제주는 문 대통령이 45.51%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득표를 기록했고, 안 후보(20.9%)와 홍 후보(18.27%)는 평균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유·심, 유권자에게 새 메시지 던져 = 각각 6.8%와 6.2%를 득표한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성적은 약진·아쉬움 등으로 평가가 엇갈리지만, 그들이 줄곧 내세운 '완주를 통한 양당체제의 극복'이라는 과제를 유권자들에게 인식시켰다.

유 후보는 20~30대 젊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큰 지지를 얻어 바른정당 선거 슬로건이었던 '개혁보수의 싹'을 틔우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선거 막판 동료 의원들의 '집단 탈당' 압박은 오히려 선거를 완주한 유 후보의 개혁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심 후보의 6.2% 득표는 역대 진보정당 대선 후보로서 최고였다. 지금까지 최고 득표율은 2002년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기록한 3.9%였다.

심 전 후보는 두 자릿수 득표율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정책 선명성과 개혁정책의 현실성, 당당함과 논리 정연함을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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