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당선…개표 초반 압도적 우세
"원칙과 상식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만들 것"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문재인(더불어민주당)이었다.

당선인 신분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진행된 개표에서 초반부터 시종일관 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 후보를 크게 앞서나갔다. 문 대통령은 개표율 51.57%를 기록한 10일 0시 42분 현재 40%에 가까운 득표율(39.55%)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변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던 기세는 대선 마지막 날까지 멈출 줄 몰랐다.

구악·적폐 청산과 '다른 세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 확인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 메시지가 일관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안철수 후보 등보다는 더 적극적인 방향의 개혁을 강조해 온 까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지지자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에 맞서 '통합'과 '미래'를, 홍 후보는 '자유 대한민국 수호' '좌파세력 척결'을 내세웠지만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당락이 갈린 후 소감에서 "오늘 승리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개혁과 통합의 과제 꼭 이루겠다"고 밝혔다.

앞날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여소야대 구조와 불안한 대외 정세, 경제 불평등 심화로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내각 구성부터가 첩첩산중이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로 빼앗긴 정국 주도권을 찾고자 '혹독한' 검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선에서 상승한 존재감을 계속 이어가야만 하는 바른정당과 정의당의 이해관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 대선은 또 외교·안보 이슈가 지배한 선거이기도 했다. 선거 기간 중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가 강행되는가 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 비용' 요구와 한미 FTA 재협상 발언 등이 온 국민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사드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북한과는 이전 정권과 다른 관계 개선을 말해온 문 대통령 측의 외교·안보 역량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선 셈이다.

경제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난 4월 30일~5월 1일 한국지방신문협회·한국갤럽이 진행한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차기 정부 최우선 과제 1순위는 '경기 회복과 경제 활성화'(17.3%)였다. '일자리 창출' 요구 역시 전 연령층 2위(14.3%)·20대 청년층 1위(23.5%)로 매우 높았다.

문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된 이날 밤 광화문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참석해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께도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그분들과도 손잡고 미래를 위해 같이 전진하겠다. 내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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