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참사가 일어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하는 말. "무급 데마찌를 해결해 달라."

영어 '대미지(Damage)'는 이상하게 일본에서 돌연변이한다. 회사 사정으로 일을 못하면 노동자는 허탕을 치고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런 무급 휴일이 데마찌다.

'사용자 귀책사유로 휴업할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법은 이렇다. 조선소하청지회는 "원청이 하청에 휴업수당을 적용하지 않기에 하청은 무급 데마찌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다. 이번 사고로 하청이 노동자 휴일 수당을 원청에서 따로 받지 않으니 해결이 안 된다는 말이다. 이건 관행이지만 사실 불법이다.

이번 사고는 삶을 차별 받은 하청노동자 6명의 사망 사건이다. 중상 2명은 어찌 될지도 모른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낸 자료에서 조선업 인력은 75.7%가 하청이고, 이번에 사고가 난 조선소 해양플랜트 쪽은 90.8%가 하청인 구조, 사고 90%가 하청에서 난다는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번 참사에 대해 하청지회는 "사고를 당한 하청노동자들은 노동절 휴일에 그나마 일할 수 있어서 다행스러워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말이 가슴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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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반복되고 있다. 이유는 이 나라가 조선소를 낳고 차별도 낳았기 때문이다. 조선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낳고, 하청을 낳고, 하청은 하청노동자와 직시급제와 비정규직을 낳고, 데마찌를 낳고, 삼성중공업 조선소는 6명의 죽음을 낳고, 대선 후보는 "삼성의 책임"이란 말을 낳았다. 조선소는 하청·비정규직을 계속해 낳고, 다시 데마찌를 잉태하고, 바람은 불고,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를 낳고, 어머니는 아들을 낳고, 아들이 자라 하청으로 가고, 데마찌 무급을 걱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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