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 식당가도 오픈…유사업종 경쟁 과열 우려

"야구장 특수도 없는데 '고메스트리트'까지 입점하니 장사하기 어렵습니다."

마산야구장 인근 창원시 산호동·양덕동 일대 소상공인들이 기대한 '야구 특수'는 없고, 인근 신세계백화점이 전문 식당가를 열면서 부쩍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시즌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막 지났고 신세계백화점 고메스트리트 개업이 오픈 초기라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겠지만 일부 상인은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NC다이노스가 순조롭게 올 시즌을 항해하는 것과 달리 마산야구장 근처 상가 내 점포들은 시즌이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야구 특수'를 못 누리고 있다. 야구 시즌이 되면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인근 상권이 활기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 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마산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크게 준 게 인근 상점가에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NC다이노스 평균 관중은 7626명, 이와 달리 지난 4월 한 달간 NC다이노스 홈 11경기 평균 관중은 6283명으로 약 1400명이 줄었다.

산호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명우 씨는 "작년 4월과 비교하면 월 매출이 100만 원 이상은 준 것 같다"며 "야구를 보러 온 이가 술집을 찾아야 하는데 기대보다 오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관중 감소를 두고 구단은 군항제와 같은 축제를 비롯해 새 야구장 공사로 생긴 주차문제, 조선해양산업 등 경남 주요 산업 경기 악화로 지역경제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더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는 "주차 문제도 있지만 지역 경기가 위축되면서 야구장을 찾는 관중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표본이 적지만 관중 수를 늘릴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관중 감소가 호프집 등 주류 판매점에 영향을 미친다면 인근 식당 업주들은 고메스트리트 입점이 음식점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양덕동 메트로시티 상가에서 식당을 하는 한 점주는 "고메스트리트가 들어서면서 경쟁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간 젊은 세대가 많이 와 장사가 곧잘 됐는데 최근에는 눈에 띄게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0일 고메스트리트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에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이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은 인근 식당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창원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영업이 잘된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도 고메스트리트가 인근 소비상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마산점 관계자는 "고메스트리트가 인근 소비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입점 업체 운영 업주도 소상공인이다. 역차별은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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