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73만 6344명 참여 26.83%
지역·세대 따라 유불리 계산
부동층·보수 표심 '막판 변수'

역대 최고치 경신은 물론 예상치를 크게 웃돈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이 제19대 대통령 선거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 1107만 2310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투표율 26.06%를 기록했다. 경남에서도 73만 6344명(26.83%)의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특히 경남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거제)·자유한국당 홍준표(창녕)·국민의당 안철수(밀양) 후보의 출생지를 품고 있다. 이런 까닭인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남은 부산과 함께 부동층이 많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전문가들은 지역주의 정서가 옅어진 만큼 이번 대선에서 PK(부산·경남) 표심이 당락을 좌우하리라는 전망을 다수 내놓고 있다. 경남 사전투표율 추이는 이처럼 여러 의미에서 눈여겨볼 요소가 있다.

◇전국 평균치 웃돈 투표율 = 경남지역 사전투표율은 26.83%를 기록했다. 전국 투표율을 다소 웃돌았으나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도내 유권자 274만 4633명 중 73만 6344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시·군·구별로 보면 △하동(37.72%·1만 6298명) △합천(31.66%·1만 3579명) △창녕(30.94%·1만 7295명) △산청(30.04%·9677명) △함양(29.95%·1만 452명) △의령(29.71%·7516명) △거창(29.21%·1만 5584명) △거제(28.39%·5만 5908명) △남해(28.36%·1만 1398명) △창원 성산(28.22%·5만 1794명) △진주(28.14%·7만 9089명) △밀양(27.37%·2만 5613명) △고성(27.28%·1만 2923명) △사천(27.16%·2만 5632명) △창원 진해(26.86%·3만 9469명) △함안(26.62%·1만 5305명) △김해(25.42%·10만 5228명) △창원 마산합포(25.40%·3만 9023명) △통영(25.04%·2만 7862명) △양산(24.81%·6만 3685명) △창원 의창(24.75%·5만 1328명) △창원 마산회원(24.19%·4만 1686명) 순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민일보>에 보내준 유권자의 사전투표 인증 샷

◇젊은 층 투표 참여 높아 = 대체로 군 지역 투표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노년층이 많다. 이들은 보수 성향이 강하고 또 지방정치도 보수 정당이 독점하다시피 해 조직적인 투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사전투표에는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진석 하동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는 "우리 단체에서 구성한 시민참관단 60여 명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번 사전투표에는 노년층보다 젊은 층이 훨씬 많았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이번 선거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촛불과 박 전 대통령 파면의 연장선에 놓인 데 따른 젊은 층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거제는 시 지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 출생지이자 이미 한 차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인 점에서 대선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조선산업 위기가 도시 지역 유권자를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김성갑(더불어민주당·가 선거구) 거제시의원은 "조선노동자가 대거 투표에 참여한 점, 조선산업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에 대한 기대 등이 많은 거제 유권자를 사전투표장으로 불러모으지 않았나 싶다"면서 "하지만 고현·옥포 등 도시 지역에 젊은 층이 많았다면, 면 지역은 노년층이 다수 투표장을 찾은 만큼 어느 정당이 더 유리하다고는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민주당 경남도당 국민주권선대위는 논평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은 정권교체 열망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민주당의 사전투표 홍보 전략이 도민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고 자평했다.

<경남도민일보>에 보내준 유권자의 사전투표 인증 샷

◇투표 안 한 부동층 선택·보수 결집이 관건 = 흔히 사전투표는 젊은 층 참여가 높은 특징을 보인다. 경남은 이를 대체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73.17%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이틀이라는 사전투표 기간 중 하루는 휴일이었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월등하게 높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전투표에 나선 이들이 대다수 젊은 층이었다는 점에서 9일 본 투표 때 이들 계층에서 확장성을 보일지도 알 수 없다. 도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창원시는 전체 86만 3813명의 유권자 중 25.85%인 22만 3300명밖에 투표하지 않았다.

평균치를 밑돈 수치다. 창원 유권자가 막판까지 고심 중이고, 그만큼 부동층도 많다는 뜻이다. 창원은 특히 보수, 보수 야권, 진보 성향 지지자 혼재 양상이 타지역보다 심해 특정 정당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

아울러 전체 투표율에서 영남보다 호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유권자 수로 대비하면 영남이 훨씬 많다. 영남권의 낮은 투표율이 집중 부각되면 노년층이 많은 보수층이 본 투표에 결집할 수 있다.

홍준표 후보가 "영남권 사전투표율이 낮은 만큼 본 투표 때 그만큼 보수층이 결집해 내가 역전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아직 사전투표만으로 경남을 비롯한 전체 대선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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