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오동동 문화광장서 새 야구장 지원·창원시 특례시 지정 공약
가포신항, 해양신도시 조성 사업 전면 재평가

"홍준표 전 경남지사 반대로 이뤄지지 못한 새 마산야구장 도비 지원 책임지고 해 내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2일에 이어 2주 만에 3일 경남을 다시 찾았다. 문 후보는 이날 창원 마산지역을 찾아 지역 현안 관련 공약 보따리를 풀어 표심을 자극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동동 문화광장 유세에서 조성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가포신항, 해양신도시 조성사업 전면 재평가를 공언했다.

그는 "마산 시민께서 이들 사업 진행 과정에 큰 우려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서 "이들 사업 진행 과정을 철저하게 평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 이유로 "이 사업은 마산 난개발의 한 요인이자 마산만 수질 악화를 불러오는 등 사회·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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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유세가 열렸다. 이날 유세에 참가하기 위해 문 후보가 지지자의 환영을 받으며 유세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이에 "재평가와 함께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와 함께 새 마산야구장 건립에 필요한 도비 200억 원 지원도 약속했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하는 마산야구장은 창원시 650억, 국비 290억, 도비 200억, NC다이노스 100억 원을 부담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경남도지사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같은 당 소속 안상수 창원시장의 갈등으로 도비 200억 원이 지원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도는 지난해 예산 편성 당시 해당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이는 광역시를 추진하는 창원시와는 공동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홍 후보의 공언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는 "창원 시민, 특히 마산 아재들 야구 사랑이 전국 최고인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창원시는 마산야구장 건립에 필요한 준비가 다 됐는데 경남도가 반대해 도비 확보가 무산됐다"고 홍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대통령이 되면 이 문제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창원 시민께 메이저리그 구장 부럽지 않은 야구장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해 많은 청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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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 선거유세가 열렸다. 이날 유세에 참가한 문 후보가 유세차량에 올라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문 후보는 마산이 지켜 낸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거론하며 자신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 오동동 문화광장에 서니 마음이 경건해진다"면서 "마산은 3·15의거 당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의 정신, 18년 박정희 군부 독재와 유신을 끝장낸 경남의 자부심"이라고 치켜세웠다. 곧장 "그 자부심을 함께 지킬 후보가 누굽니까"하고 외친 그는 순간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컥 눈물을 쏟았다.

손수건으로 잠시 눈물을 닦은 문 후보는 창원시를 광역시에 준한 특례시로 지정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창원 인구가 100만이 넘는데 광역시가 안 돼 행정 불편이 많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원, 성남 등 경기 수도권이 100만 도시가 많아 창원만 광역시를 하기에는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현실론을 먼저 펼쳤다. 이에 "그래도 100만이 넘는 도시는 그에 걸맞은 행정체계가 필요하다"면서 "창원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자율권, 자치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끝으로 "거제 바닷바람 맞고 자란 저를 마산 창원 노동자들이 노동전문 인권변호사로 성장시켰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곳 경남 땅에 계시고, 저도 대통령을 마치면 양산 집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낼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인 만큼 고향 경남이 화끈하게 밀어주셔서 압도적인 정권교체 이룰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날 마산 유세 이후 진주 대안동 차 없는 거리로 이동해 서부 경남권 집중 유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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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유세가 열렸다. 이날 유세에 참가한 문 후보가 관중석에 있는 단상에 올라 '파란을 일으키자'라는 기를 들어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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