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남도 홀대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경남도에 관한 대선공약을 부산시에서 하는가 하면 김해 연설에서는 경남도지사 시절 좌파로부터 공격받았다며 '도둑놈'이라는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품격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불과 3주 전까지 도지사를 한 지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도 내팽개친 행위에 다름 아니다.

홍 후보는 4월 29일 부산시 강서구에 속한 김해공항에서 대선후보로서 경남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도지사 시절부터 줄기차게 추진해 다른 지역 민심을 얻으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지리산댐을 건설해 부산지역에 1급수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포함돼 있었는데 왜 하필 경남도 공약을 부산에서 했는가를 두고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해당지역 공약은 해당지역 내에서 하는 것이 지극한 상식이다. 낙동강을 끼고 부산·경남을 함께 묶는 정치풍토로 볼 때 중간지대라며 무던히 넘길 수도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나 경남도민 처지에서는 무시당한 것이 분명하다. 도지사 재임 시절의 안하무인식 도민 여론 무시로 일관했던 것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홍 후보는 동남풍이 불었고 수도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고향을 무시하고 도지사를 지냈던 지역 공약까지 밖에서 할 정도이면 동남풍은 결코 그의 바람대로 불지 않을 것이다. 지리산댐 건설은 정부에서도 불가 쪽으로 판단을 한 사안이다. 실제로 남강댐 유역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지리산댐 건설 또한 그 연장선상이기 때문에 서부경남 전체 주민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다. 물 부족과 질 문제로 시달리는 부산권 주민들은 환영할지 모르나 이는 또 다른 지역 분쟁을 낳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국민을 통합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감으로는 자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도지사까지 한 고향에서 당당히 말하지 못하면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홍 후보는 막말과 돼지흥분제 논란으로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대선판을 막말판으로 만들고 국민의 귀를 더럽힌 것 또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경남도민을 우스개로 만들지 남은 대선 기간이 무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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