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 아들 채용의혹 등 각 당 공세·쟁점화 지속
차기정부 구성 험로 예상

새 정권 초기 '허니문 기간' 따위는 없을 것 같다. 제19대 대통령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대선 후 '파국적 대결'을 예고하는 수위 높은 공격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핵심 타깃은 물론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문 후보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국정조사를 경고하는 한편으로 문 후보 집권 시 '패권정치' '공포정치' '제2의 탄핵 대통령' 등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국민의당 두 당은 지난달 30일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는 이해찬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발언에 강력히 반발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섬뜩함을 느낀다. 문재인 말대로 보수세력을 불태우겠다는 것이고 무시무시한 공갈과 협박으로 공포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같은 날 유세에서 "문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사생결단을 해서 5년 내내 싸울 것이다.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로 돌리고 악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나라가 통합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28일 방송토론 때 "국무총리 추천을 국회 합의에 맡기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냐. 조속히 지명해야 한다"는 문 후보 언급도 문제 삼았다. "총리는 대통령 지명만으로 임명될 수 없고, 국회 과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혹 '양념부대'를 동원해 국회를 겁박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은 것이다.

이상의 내용이 사실상 '정치 공세' 수준이라면 문 후보 아들 특혜채용 의혹 등에 대한 압박은 더 실질적이다. 국민의당은 2006년 문준용 씨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당시 인사 담당자를 공용서류 파기 및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준용 씨 역시 사기·업무방해죄로 고발할 방침이다.

주승용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4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문준용 씨 특혜 의혹을 정리해보니 20가지가 넘는다. 하나하나가 일반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한국고용정보원과 문 후보 측도 합리적인 해명을 못 하고 있다"며 "결국 최순실이나 문재인이나 다를 바가 없다. 국민의당은 제2의 탄핵 대통령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정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여기에 더해 홍준표 후보가 집중 제기 중인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불 뇌물수수 의혹'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 결재 논란'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우리는 문준용 취업 특혜 등 3가지 사안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숱하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문 후보 측은 모든 사건을 진위논쟁에 빠뜨리면서 선거운동 기간만 잘 버티면 된다는 식이다. 떳떳하다면 특검에 당당히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는 홍준표 후보가 대통령 당선은 아니어도 이대로 선전할 경우 현재 대립 구도는 대선 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을 이끌 뚜렷한 리더십이 없는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와 일전을 불사할 적임자는 홍 후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날리던 '노무현 저격수'에서 '문재인 저격수'로 화려한(?) 중앙 정치무대 복귀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와 관련 한 방송 인터뷰에서 꽤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홍준표는 이기려고 대선에 나온 게 아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안철수보다 문재인이 되는 게 낫다. 안철수가 되면 당이 흔들리지만 문재인이 되면 보수가 단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 다음 국회의원 선거 등이 유리해질 수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나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한국당-민주당은 적대적 공생관계다."

노회찬(창원 성산) 정의당 의원은 또 다른 관점에서 5월 9일 이후 정국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노 의원은 지난달 21일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닥칠 상황은 대단히 복잡다단하다고 볼 수 있다"며 "어느 세력도 원내 과반을 획득하지 못한 다당제 체제여서 장관 인선 등 정부 구성부터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전에는 승리한 세력과 패배한 세력, 크게 두 세력이 있어서 일정 기간은 허니문 기간으로 인정하고 협조해줬다면 지금은 다양한 이해관계 탓에 뭘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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