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남선대위 항의 방문 도청 직원 출입 막으며 몸싸움

19대 대선이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경남도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선거를 돕고자 공무원을 동원했다는 관권선거 의혹에 휩싸여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9일 오후 3시 양산에서 열린 홍 후보 유세와 관련된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에서 비롯됐다.

홍 후보 유세 일정을 알리는 사진과 함께 실린 메시지는 '경남도청에서 협조 요청이 왔다. 바쁘시겠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더라도 참석 부탁드린다', '양산에서 100명 참석 요청이 왔다. 지역원들께도 공지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1일 오전 10시 20분 경남도청 중앙 현관은 아수라장이었다.

공무원 선거 개입 혐의 고발이라는 이슈도 있었지만, 도청 출입 자체를 막는 행위에 따른 충돌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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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경남 선대위 인사들이 1일 경남도청 정문 현관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선거유세에 경남도청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남선대위 관계자 10여 명이 경남도청을 찾았다. 여기서 문 후보 측은 지난달 29일 홍 후보의 김해·양산 유세전에 도청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참여 협조 요청을 하고, 유세 당시 일부 도청 간부 공무원이 참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전수식 공동선거총괄본부장, 김지수 도의원 등은 도청 자체조사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겠다면서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 면담을 요구했다. 류 권한대행의 부재를 이유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윤인국 행정국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국장 역시 부재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10시 6분께 김봉태 행정과장이 현관 앞으로 나와 "엄정중립 내용의 공문을 도와 시·군 공무원에게 수차례 보냈다. 사전 약속된 일정이 아니다"며 자리를 정리하려 하자 경남선대위 측은 "제대로 앉아 이야기하자. 문밖에서 이게 뭐냐. 도청이 당신들 거냐"며 정식 면담을 다시 촉구했다.

"검토하겠다"며 청사 안으로 들어간 김 과장이 답을 주지 않자 10시 20분께 사태가 악화됐다. 선대위 측이 "우리가 왜 못들어가냐? 도청을 도민에게 돌려달라"며 진입을 시작했고, 도청경찰대가 이를 강력하게 차단했다. 그 와중에서 김지수 도의원은 "도의원 출입조차 봉쇄하는 도청이 어딨냐"며 회전문 쪽으로 돌격했고, 도청경찰대는 "회전문 잠가! 모든 출입구 봉쇄해!"라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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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경남 선대위 인사들이 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선거유세에 경남도청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항의하려고 경남도청에 들어가려 하자 경남도청 직원들이 막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몸싸움 끝에 10시 35분 문 후보 측 선대위는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는 선관위 차원에서 반드시 조사돼야 한다. 아울러 도민의 도청 출입을 막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곧바로 맞은편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도청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 조사를 요구했다.

오후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경남선대위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선거유세 지원 관련 경남도청 선거개입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정의당 경남선대위는 30일 논평을 통해 "이날(29일) 오후 정의당 경남선대위로 한 통의 의혹 제보가 들어왔다"며 "홍 후보 선거 유세에 도청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한편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무원의 엄정중립 촉구 공문을 행정자치부 것을 포함해 10차례 이상 발송했다"면서 "휴무 중 공무원의 개인적 참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거나 동원한 혐의가 있다면 문제가 된다. 29일 홍준표 후보 유세과정에서 그런 혐의가 있다면 그 내용을 선관위에 의뢰해 조사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남도청공무원노조는 별도 기자회견에서 "관련 혐의가 제기된 이상 철저한 조사와 사실 확인을 선관위와 검·경찰에 요구한다. 노조도 제보 위주로 자체 감시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선관위는 "정의당이 조사를 요구한 SNS상의 참여협조 요청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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