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산] (10) 의령

경남의 중앙부에 위치한 의령은 '충의의 고장'이다. 망우당(忘憂堂) 곽재우 장군으로 상징되는 의령 의병은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나 왜적과 맞섰다. 의령인의 자랑인 '의병정신'은 산세(山勢)와 무관하지 않다.

서북부에 우뚝 솟은 자굴산과 동북부의 국사봉은 의령을 대표하는 산이다. 자굴산은 한우산과 산성산, 선암산, 응봉산 등을 거느리고 있다. 칠곡면 내조마을~금지샘~자굴산~한우산~선암산~벽계 일붕사로 이어지는 6시간 남짓한 코스는 자굴산과 한우산의 장쾌한 능선을 걸으며 멀리 지리산 천왕봉까지 조망할 수 있다. 봉수면 서암리에서 출발해 국사봉~천왕산~미타산~불관사를 거치는 코스는 합천군 대양면과 적중면, 초계면 너른 들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겨울 산행의 묘미가 남다른 구간이다. 산행은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밖에 대암산, 만지산, 벽화산도 나름 숨은 매력이 있는 산이다.

한우산과 자굴산에서 시작된 기운이 수많은 지맥을 따라 동남쪽으로 뻗어내린 산세 덕분에 의령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자랑이 '부자(富者)'다. 일제강점기 백산상회를 운영하며 모은 막대한 재산을 상해 임시정부 독립자금으로 조달한 백산 안희제 선생, 국내 최대 장학재단을 세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삼영화학그룹 관정 이종환 회장, 대한민국 재벌의 상징인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탄생에도 산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남강과 낙동강을 끼고 우뚝 선 수많은 봉우리와 골짜기마다 숨어 있는 의령 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 한우산은 낮에 만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저녁노을과 별이 쏟아지는 야경도 일품이다. 멀리 왼쪽에 솟은 지리산 천왕봉과 오른편 황매산 사이로 해가 지고 있다. /유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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