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등 '부활 스토리'전달
"결과 집착 땐 되레 일 망쳐"

"사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일은 할 수 있는 일이 됩니다."

당당했다. 우렁찬 목소리에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실습 교생의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후배들 앞에 선 리우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한국체대 4년) 선수의 모습이다. 지난달 3일부터 모교 경남체고에서 교생실습 중인 박상영이 28일 오전 학교 시청각실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서 박상영은 '즐기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과 '자신감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박상영. /유은상 기자

박상영은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당한 대회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입원한 병원에서 '선수 생활을 장담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인터넷에서 '고통 없이 죽는 법'을 검색하기도 했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즐겁게 재활에 집중하면서 7개월 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림픽에 나가기 전까지의 힘든 훈련 과정에서도 '순간에만 집중하고 그 과정을 즐기려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박상영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박상영은 이제 한물갔다'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그렇다고 실력이 향상되지도 않았다. 그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후회 없이 재미있게 훈련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훈련이 정말 재미있었고 올림픽을 생각하면 부담스럽기보다 설렜다"고 말했다.

결국 힘겨웠지만 그 과정을 즐기며 집중했던 것이 리우올림픽 금메달의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할 수 있다고 외쳤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이뤄지지는 않는다. 사실 어떤 일의 결과는 여러분이 통제할 수 없다. 대신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그 노력을 집중해서 즐겁게 하다 보면 어려웠던 일도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결과, 목표, 메달에만 집착하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즐겁게 과정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상영은 마지막으로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그는 "저도 불과 몇 년 전 이곳에서 여러분처럼 훈련하던 사람이었다. 여러분 꿈도 그리 멀리 있지 않다"며 "여러분은 저의 사랑하는 후배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경남체고인 파이팅"이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박상영의 특강은 30분 만에 끝이 났고 표정이 한층 밝아진 경남체고 학생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특강을 마친 박상영은 "5월 5일까지 교생실습 기간이다. 짧았지만 후배들과 훈련하고 함께 땀 흘린 시간이 매우 의미 있었다.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오히려 내가 후배들 꿈과 열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다시 초심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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