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감사만이 진정한 기도
내재한 불성 깨달으면 누구나 부처

어느 날 필자는 산길을 거닐다 문득 떠오르는 시상에 젖어 5월의 철쭉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옛정을 속삭였다. 마침내 그 매료에 이끌려 시를 쓴 것이 <어느덧 내 모습 산이 되어>라는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다.

"산자락에 누웠더니/지는 해를 보았더니//어느덧 내 모습은 산이 되어/물 흐르는 소리/꽃 지는 소리를 듣네//진계(眞界)와 속계(俗界)를 가르는/망운산의 일주문 곁/철쭉꽃은 얼굴을 붉히고//고요는 산새의 울음소리를 데불고와/저물녘의 종소리를 울리나니/그대 어느덧 선승이 되어 버렸네…"

이같이 산이 좋아 산을 만나 산을 품어 망운산인이 되어 산과 더불어 살아온 지 어언 30년이 훌쩍 넘었다. 곧 5월을 만난다. 5월에 피어 만나는 꽃은 단연 철쭉꽃이다. 이처럼 돋보이게 피워내는 철쭉이야말로 많은 사람으로부터 인기 만점이다.

특히 이곳 망운산은 철쭉군락지로서도 각광받아 보물섬 남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촉매제로 유명하다. 벌써 산객들로부터 유혹과 사랑을 받아 오가는 산객들의 귀염을 독차지하고 있다.

5월 3일은 불기 2561년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자비의 마음으로 불국토 실현'이라는 슬로건이 이번 조계종이 내건 법어다.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우리도 부처님같이라는 가치관을 통해 세상을 비추는 당당한 주인공으로서 등불이 되어야 한다는 설파다.

석가모니 부처는 탄생게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일체개고아당안지(一切皆苦我堂安之)라는 일성을 토했다. 즉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중생들의 고귀한 생명이 존귀한 존재임을 알고 내재한 불성을 누구나 깨닫게 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붓다는 또한 깨달음을 이루고자 기도하는데 이렇게 설하고 있다. 자비와 사랑을 깨달을 때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엎드려 기도할 수 있을 뿐이다. 기억하라, 기도를 하면서 무엇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기도가 아니다. 무엇에 대해 진정한 자신으로부터 타인에게 감사할 때만이 진정한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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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항상 감사이다. 그대가 무엇인가를 기원한다면, 기도는 여전히 욕망에 의해 더럽혀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아직 기도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은 여전히 꿈(전도몽상)에 의해 더럽혀져 있다는 것이다. 그대가 진정 자신에게 도달(깨달음)했을 때에만, 그대가 요구하지 않았어도 이미 그대에게 준 것을 깨달았을 때에만, 진정한 기도는 일어난다.

우리네가 매일매일 순간순간의 삶이 윤택하고 행복한 일상임을 자각하면 오로지 기쁨으로 충만하건대 때론 그대들은 그것을 놓치고 있다. 이것이 기도가 우러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일상생활 안에 깨달음을 끌어넣도록 하라. 그러면 반드시 '나'라는 존재가치를 알아 하늘과 땅의 이치를 터득하고 유아독존의 가치관을 실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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