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하로 허파 깊이 들어가 악영향
공기 중에 없다면 비도 안오고 어두워

눈이 부신 봄날이지만 하늘이 뿌옇고 목도 따끔따끔하다. 비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봄이라서 많이 날아다니는 꽃가루 이외에도 황사나 미세먼지와 같은 것들이 공기 중에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황사는 중국에서 황해를 건너 날아온 흙먼지로 온 하늘을 뿌연 황토색으로 만든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작은 먼지를 의미하는 말로,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를 일컫는다. 머리카락 굵기가 50~70 마이크로미터인 것을 생각하면 미세먼지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황사 중에도 미세먼지가 많다. 하지만 황사 이외에 자동차의 배기가스, 발전소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연소가스 등에도 상당히 많은 미세먼지가 들어 있다. 이외에도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곳은 많이 있는데 주로 불을 때는 곳이다.

미세먼지는 특별한 물질이 아니고 말 그대로 먼지 중 입자의 크기가 작은 것을 말한다. 입자의 크기가 작을 뿐이지만 입자가 상대적으로 큰 보통의 먼지보다 훨씬 유해하다.

공중에 흙을 뿌려서 먼지를 일으킨다고 생각해보자. 큰 입자는 금방 땅에 떨어지지만 작은 입자는 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입자가 작을수록 공중에 오래 떠있게 되는데, 입자가 아주 작다면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활발한 운동을 하면서 공중에 계속 떠다닌다.

미세먼지는 입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에 흡착이 잘 안 된다. 보통의 먼지가 코에 들어가면 코털에 걸리거나 기관지를 지나가다 벽에 붙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허파 속까지 가는 것은 많지 않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상당히 많은 양이 허파 깊은 곳까지 들어가게 된다. 허파 깊은 곳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허파에 부담을 주겠지만 미세먼지 속에 중금속과 같은 유해 물질이 섞여있으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진다. 허파에 들어간 유해 물질은 혈관으로 들어가고 혈액에 섞인 유해 물질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게 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입자가 작은 것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는 초미세먼지라고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어쨌든 미세먼지는(초미세먼지를 포함하여) 인체에 큰 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미세먼지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의 수가 7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해를 준다는 것이 알려지기 전에도 우리는 먼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아왔다. 예를 들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는데, 여기에서 먼지는 '눈에 띄지 않는 뭔가 좋지 않은 것'을 뜻한다.

하지만 공기 중의 먼지는 우리의 환경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존재이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밝은 세상에서 파란 하늘을 보면서 살 수 있는 것은 공기 중에 있는 먼지가 태양에서 온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먼지가 없다면 하늘이 검게 보이고 주위도 지금처럼 밝아지지 않는다. 지상에서 증발한 수증기는 하늘 높은 곳에 있는 먼지 입자에 붙으면서 물방울이 되고 비가 되어 떨어지게 된다. 공기 중에 먼지가 없다면 비가 잘 오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먼지는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먼지가 너무 많아지면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먼지의 양이 적정한 선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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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균형이 맞아 있을 때 우리에게 좋은 환경이 된다. 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먼지가 문제가 될 정도로 많아진다는 것은 우리가 자연환경을 너무 많이 건드려 균형을 깨뜨렸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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