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15% 육박...대구·경북서 1위도 차지
'강성 보수층 결집'해석, 파급력 더 생길지 주목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 안팎에서 묶여 있던 흐름은 벗어난 분위기다. 23~25일 데일리안·알앤써치와 25~26일 JTBC·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홍 후보는 각각 14.8%·12.3%를 얻어 15%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보수층에 집중한 선거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다.

홍 후보는 선거 내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노무현·김대중 정부에 각을 세우는 한편으로, 귀족노조·전교조 때리기, 전술핵 배치, 박근혜 무죄론 설파, 동성애 공격 등 '우파 스트롱맨'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 시각으로는 매우 편협하게 비칠 수 있지만, 강성 보수층을 끌어오는 데 이보다 효과적인 캠페인은 없어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변함없이 한국당(새누리당)을 지지한 10~15%에 달하는 계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돼지흥분제'를 사용한 강간 공모로 한때 사퇴 압박까지 시달린 홍 후보였으나 외려 그 사건 이후 지지율은 더 위로 가고 있다. 북핵 위협과 사드 배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 등 심상치 않은 안보 상황도 홍 후보에게 도움이 됐을 수 있다.

홍 후보는 '보수의 본산' 대구·경북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도 토했다. 31.8%를 획득해 각각 24.9%·22.8%에 그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적지 않은 격차로 따돌린 23~24일 TBC·폴스미스 조사가 그것이다.

애초 한국당 안팎에서는 15%가 홍 후보의 '현실적 목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전임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 사태 속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 데다 그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당 대선후보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를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에서 15%면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 선거 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대선 이후 보수진영 재편에 홍 후보가 주도적 역할을 할 '명분'도 생김은 물론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당선까지 노려볼 태세다. 홍 후보는 26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안철수에게 갔던 보수표가 돌아오는 중이다. 우리 보수에서 떠도는 표가 35%가량 있다고 본다"며 "지난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표 중 80%만 받으면 3자 구도에서 이긴다"고 밝혔다.

즉 40% 이상만 확보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말인데, 구도·수치 상으로 마냥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40% 이상 확실하게 못 치고 나가는 가운데,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문 후보 표를 잠식해준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서 언급처럼 홍 후보가 '오직' 문 후보에게 화력을 집중하는 까닭도 여기서 밝혀진다. 안 후보와 심 후보가 존재감을 어느 정도 지키는 게 자신한테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이다. 대선 투표일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고 지지율도 들쭉날쭉하다. 15%에 근접한 조사가 있는 반면 24~25일 한국일보·한국리서치(10.8%), 23~24일 매일경제·메트릭스(9.7%) 조사처럼 10% 안팎도 여전히 많이 확인되고 있다.

결국 15%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15% 지지율만 안정적으로 지키면 사표를 우려하던 중도·보수층이 급속도로 홍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며 "계속 치고 올라가면 4월 중에 안철수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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