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봉수대 굴뚝 4개·일제 신호소 유적도 확인

통영 한산도 망산(해발 293.5m) 정상에서 해상 제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시대 간돌검(마제석검)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경상문화재연구원이 한산도 망산봉수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수혈(竪穴, 구덩이) 유적 안에서 가운데에 길게 홈이 나 있는 30㎝ 길이의 돌검 한 점을 찾아냈다고 27일 밝혔다.

홍성우 경상문화재연구원 조사부장은 "청동기시대에 풍어와 해상 안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낸 뒤 돌검을 묻은 것으로 보인다"며 "후대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네 조각으로 분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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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한산도 망산봉수대에서 나온 청동기시대 간돌검. / 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는 조선시대 봉수대 굴뚝 유적 4개도 나왔다. 굴뚝 유적은 원형이며, 가운데 부분만 깊이 파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제가 이곳에 신호소를 설치했음을 알려주는 도자기와 벽돌, 석탄, 치약 용기 등도 출토됐다.

이에 대해 홍 부장은 "그동안 망산에는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추정됐는데, 조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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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산봉수대 전경. / 연합뉴스

이어 "일제가 건물을 따로 짓지 않은 점으로 미뤄 봉수대 유적을 급하게 신호소로 개조해 사용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부장은 "한산도 망산이 청동기시대부터 근대까지 지리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였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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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산봉수대 전경. / 연합뉴스

/연합뉴스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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