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할 분위기이다. 물론 촛불집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이는 청년층의 투표율 역시 높을 것으로 추정하는 게 그리 잘못되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 청년층의 높은 정치참여를 두고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왜냐면, 지난 18대 대선에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연령층은 70% 이하의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다른 연령대 대비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년층이 보여 온 낮은 투표율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학업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등록 주소와 현 거주지의 차이와 주거 불안정성 탓에 상대적으로 높은 이동 가능성과 같은 사회적 환경이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불투명한 장래 진로를 가다듬어 확실성을 높여야 하는 청년층에겐 자신들이 처리해야 하는 고유의 일들이 우선시되면서 정치적인 의무와 권리는 등한시되어 온 측면도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비록 형식적이라 하더라도 정치적 민주체제는 별다른 의문 없이 당연시됐다. 거창한 정치적 구호에 휩쓸리기보다 개인적인 관심이나 취향이 우선되는 문화와 환경에 청년층은 가장 빨리 동화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관심보다 개인적인 자율과 결정이라는 가치가 우선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경쟁을 개인적인 영역으로 규범화하면서 경쟁에서의 탈락은 개인적인 실패라는 낙인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청년층에게 강요해 왔다. 하지만 청년층이 바로 이런 낙인찍힘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 촛불집회이다. 청년층이 이번 대선에서 높은 선거 참여율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청년층의 이런 태도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청년층이 정치적 의사결정에 적극적인 행위를 취하는 건 정말로 권장할 만한 일이다. 청년층은 '헬조선'이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지만, 지옥 같은 현실을 바꾸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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