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철학 '정직한 판매'
창녕육가공 공장서 고기 유통
기계 없이 직접 썰어 손질
삼겹살·양념갈비 등 인기

"불경기, 싸고 품질 좋은 고기를 찾는다면 바른정육점으로 오세요."

경기침체 속에 식탁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아이들 이유식이나 반찬으로 쓸 고기값이 만만찮게 든다. 그렇다고 가족들이 먹을 반찬을 그저 싼 가격에만 몰두해 사기도 어려운 시기다.

가격도 싸고 질도 좋은 고기를 어디 구할 곳이 없을까? 그 질문에 완벽한 답이 될 수는 없어도 양심을 버리지 않고 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이 있다. 바로 바른정육점(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972-7)이다.

바른정육점은 인근에 대형할인마트가 있고 경화시장 5일장이 들어서는 등 유동인구가 꽤 많은 곳에 위치했다. 12평 남짓한 공간에서 전승환(32) 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객을 기다린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정 씨는 고기 하나를 팔아도 정직하게 팔고자한다. 정육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위는 역시 삼겹살이다. 돼지고기 중에선 삼겹살과 목살이 가장 잘 팔리고 손수 양념해 재워놓은 양념갈비도 인기메뉴 중 하나다.

▲ 전승환 씨는 고기 신선도를 위해 적은 양을 도축장에서 받아와 판매하고 있다.

바른정육점은 창녕에 있는 한 육가공 공장과 연계해 고기를 받아온다. 그리고 딱 필요한 만큼만 받아온다.

돼지고기는 45일, 쇠고기는 60일간 숙성실에서 상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지만 많은 양을 받아오지 않는다. 때마다 필요한 양만 받아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질 좋은 고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씨는 "내가 귀찮아도 소비자가 먹고 다시 방문할 수 있는 정육점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숙성실에 오래 있어도 질이 나빠지지는 않지만 신선한 고기는 도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가 가장 맛있을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 소량만 받아온다"며 "도축장 사장님께는 늘 미안하다"고 전했다.

고기를 적게 받아오는 만큼 수고스러움도 있다. 하지만 전 씨의 수고스러움과 가격은 비례하지 않는다. 타 정육점보다 저렴하게 고기를 판매하고 대형할인마트와 비교해도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그는 '박리다매'는 정육점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보고 있다. 질이 좋아도 비싸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한다. 그래서 바른정육점은 오픈과 함께 내놓았던 가격을 지금도 고집 중이다.

삼겹살과 목살은 100g당 1990원, 양념돼지고기는 한 근(600g)에 3000원, LA갈비는 100g당 2500원, 한우 국거리도 100g당 2300원, 한우 등심은 100g당 4800원에 판매한다.

▲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에 위치한 바른정육점 대표 정승환 씨. 전 씨가 손님 주문이 온 뒤 고기를 썰고 있다. /박종완 기자

전 씨는 "사실 싼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부분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회전율과 신선도 때문에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는 있는데 이윤이 너무 적게 남는다"며 "쇠고기는 가격을 좀 올리고 싶긴 한데 손님들이 그래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서 올리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또 바른정육점은 기계를 대신해 모든 고기를 칼로 직접 썰어낸다. 이는 전 씨가 식육식당 정육코너와 한우직판장에서 일하면서 기계 대신 손으로 하는 것이 익숙해진 이유도 있지만 냉장육을 굳이 기계로 썰어낼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이다.

전 씨는 "일을 하다보니 익숙한 것 편한 것에 기대게 되는데 난 기계보단 칼이 더 편하다"며 "냉장육은 고기가 잘 썰리기 때문에 굳이 기계를 사용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고 전했다.

바른정육점은 경화동 인근 상점에 직접 고기를 배달하기도 한다. 문의 055-551-3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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