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교류모임 '사림 153'
매달 모여 작품 분석·토론
숨어있던 담론 양지로…

창원지역 젊은 미술 작가들이 비평교류를 시작했다. 비평에서 외면당하는 지역 작가들이 직접 나서 서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심은영, 김서현, 감성빈, 이미영, 장두영, 최수환, 최승준 작가가 올해 1월 '사림 153'(대표 심은영)이라는 비평교류모임을 만들고 작가 데뷔 후 사적인 영역으로 숨어버린 담론을 지역 미술계로 끄집어 냈다.

'사림 153'의 출발은 문제의식이었다.

심은영 대표는 "지난해 12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경남 미술을 진단하다' 토론회가 열렸다. 작가들끼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작품을 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오히려 비평을 접할 기회가 없다. 술자리 정도에서 소극적으로 말할 뿐이다. 아니면 미술행정가를 만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나가야 할 수 있는 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평교류모임 '사림 153'이 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 심은영 작가 작업실에서 4월 모임을 했다. 이날 이영준 큐레이터가 사림동을 찾아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림 153'은 작가 비평을 중심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작품 기획에 관심이 많다. /이미지 기자

미술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들이 사적인 관계에서만 이어지고 사라져버리는 게 안타까웠던 작가 7명은 우리가 나서보자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기획했다. 한 달에 한 번 심은영 작가 작업실(사림동 153-7번지)에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사림 153'은 작가 비평이 중심이다. 지난 1월 첫 번째로 최승준 작가가 그간 작업을 PPT 형식으로 발표했다. 2월에 장두영, 3월에 최수환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비평에 목말라하던 작가들과 지역 미술관 관계자, 큐레이터까지 사림동을 드나들면서 지난달에는 20여 명이 모여 3시간 가까이 모임을 했다. 모두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최수환 작가는 "내 작품을 객관화할 기회라 의미가 컸다. 작가는 말하고 싶은 바를 작품으로 만든다. 그런데 비평을 하려면 작품을 다시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 쉽지 않았지만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사림 153'은 지역에서 여러 역할을 고민한다.

먼저 주류 비평에서 소외되는 지역 작가들의 사유 흔적을 기록물로 남겨 작가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

또 작가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획자를 양성하는 발판이 되고 싶다. 30~40대가 주축인 '사림 153' 작가들이 선배와 후배를 잇는 연결고리를 고민한 것이다.

이에 지난 21일 열린 4월 모임은 이영준(김해문화의전당 예술정책담당) 큐레이터가 사림동을 찾았다. 작가와 큐레이터의 긍정적인 협업을 이야기했다.

앞으로 '사림 153'은 5월 정진경 작가 비평, 6월 '2017 창원아시아미술제' 총평을 진행할 계획이다.

심 대표는 "매달 작가와 문화기획자, 학예사들이 모이는 만큼 1년 프로젝트로 시작한 '사림 153'이 유익하게 유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