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자 8면 '예상 못한 송곳질문 해야 꼼꼼히 검증' 기사 중 "김 원장은 박주선 후보에게 '성인 잡지'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지 않다'며 여성 정책에 대해서만 7분가량 집중 질문을 던졌다"는 문장에서 '성인 잡지'는 '성인지(性認知)'를 잘못 쓴 것이기에 바로잡습니다.' 지난달 25일 중앙일보 2면 '바로잡습니다'에 실린 내용이다.

전날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TV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이 박주선 후보에게 '성인 잡지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지 않다'며 여성정책에 대해 집중 질문을 던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는데 성인지를 성인잡지로 잘못 표기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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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영향력이 큰 국회의원이 '성인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도 통탄할 지경인데 언론마저 '성인지'를 '성인 잡지'로 표기했다니! 일순 혀를 차려다가 관뒀다. 나 역시 성인지라는 용어 때문에 애를 먹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성인지'를 알게 된 것은 지난해 성 인지 예산제에 관한 토론회를 취재하면서였는데 용어가 생소해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저들보다 먼저 알게 됐다고 비난할 자격까지 생긴 것은 아닐 테니 조용히 있기로 했다. 다만 씁쓸했다. 성인지 예산제는 예산 편성과 집행에서 남녀별로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성차별 없이 평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10 회계연도부터 도입됐다. 성인지라는 용어가 이토록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은 용어 자체가 어렵다는 건 둘째치고 '성인지'가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회는 그 용어를 사용한 적 없는 사회라는 것이 명징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성차별이 여전하다는 것 역시 명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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