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정보사회연구소, 김탁환 작가와 '엄마의 골목'진행

(사)지역문화공동체 경남정보사회연구소가 2017년 문학기행으로 '김탁환 작가와 함께 '엄마의 골목'을 걷다'를 기획했다. 최근 김탁환(49) 소설가가 어머니 조신자(75) 씨와 2년간 진해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걸으며 쓴 에세이집 <엄마의 골목>(난다, 1만 3000원)을 내서다.

김 작가는 최근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라는 세월호 사건 희생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집을 내기도 했다.

지난 22일 오후 2시 진해 문화공간 흑백에 30여 명이 모였다. 이날 4시간 동안 김 작가의 짧은 강연을 시작으로 책 속에 등장한 진해 골목을 걸었다. 진해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대학을 서울로 갔다. 작가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칠순이 넘은 나이까지 진해에서 오랜 시간을 지냈다.

작가는 어머니와 약속했다. 진해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담기로. 답사를 가기 전 미리 어디를 갈지 '상상 답사'를 했고, 실제 골목을 선정하는 것도 어머니가 했다. 장소도, 이야기도 어머니에게 맡겼다. 작가가 가보고 싶은 골목을 내려놓고, 어머니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 책에는 두 가지 골목이 있다. 엄마와 함께 걷는 골목과 엄마 마음의 골목. 두 골목이 모여 엄마만의 동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탁환 소설가가 지난 22일 오후 진해 흑백에서 <엄마의 골목> 책을 설명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이날 문학기행 참가자들은 흑백에서 시작해 여좌천, 북원로터리, 남원로터리, 진해탑 등을 함께했다. 흑백은 김탁환 작가가 소설가가 되기 전 습작을 하던 공간이었고, 작가의 부모님에게도 추억이 어린 곳이었다고 했다. 길을 걸을 때마다 참가자들도 저마다 진해 골목을 이야기했다. 김 작가는 '엄마의 골목'을 걸으며 자신이 해군사관학교 근무 시절 살았던 자취방 자리를 가리켰고, 부모님이 함께 탁구 복식조로 활약했다는 교회 앞을 설명하기도 했다. 참가자들도 진해여고 앞을 지날 때는 진해여고 출신자들의 탄성이 흘러나왔고, 이순신 동상 앞에서는 최신식으로 바뀐 지금의 조형물이 아니라 과거 거북선이 그립다는 이야기도 했다.

마지막 코스로 진해탑을 가고자 오르는 계단 365개를 헉헉거리며 올라서는 만삭의 몸으로 이곳을 오르내렸을 작가의 어머니를 생각했다. 작가가 어머니와 함께한 골목은 새롭게 저마다 이야기가 가득한 골목으로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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