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화하면 사회 환원 따를 것
창원시민 기업 응원 역할 당부

창원대로변에 우뚝 솟은 LG전자 R&D센터가 환하게 불을 밝혔다. 바로 앞에 있으면서 20년 가까이 소등한 채 서 있는 송원타운을 재촉하듯 지상 20층 규모의 위용은 실로 대단해보였다.

원래 동남공단전시장에 자리하려 했던 R&D센터가 20층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던 터라 불 밝힌 건물이 필자에겐 유난히 근사해 보였다. 문득 2년여 전 LG전자가 사업 포기 선언을 했던 때가 떠올랐다. 언론에 알려진 것 외의 일은 알 수 없지만, 멋들어지게 MOU까지 체결하며 큰 기대감을 줬던 사업은 땅값 문제로 철회 얘기까지 나왔다. 기업사랑운동 효시 도시이자 LG전자 글로벌 생활가전의 핵심기지가 자리한 창원에서 R&D센터 조성사업 철회는 어떻든간에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길 것은 분명했다.

R&D센터 준공은 LG전자뿐만 아니라 창원시에도 큰 의미가 있다. 2014년부터 10년간 85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창원국가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고, 통합창원 2기 시정의 대형 투자유치 성과이자 첨단산업 도시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건물로도 자리하게 된다.

이러한 기분 좋은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창원국가산단 내 입주기업 상당수가 이미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했거나 이전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최근 시가 발표한 자료에는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종업원 수 300명 이상인 대기업이 40개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역외 이전이나 폐업 외에도 경기침체 등에 따른 합병, 분사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용의 40% 이상, 생산의 60% 이상,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기업 중심 산업생태계 특징을 가진 창원국가산단이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우려도 나온다.

특히 비싼 땅값과 부족한 공장용지가 최대 이전 요인으로 꼽혔다. 또 다른 지자체의 다양한 인센티브, 창원지역 규제 등도 공장 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애로사항이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창원시가 그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안 해온 것도 아니다. 경제논리를 따지는 기업의 생리를 지방정부 노력만으로는 만족하게 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만큼 기업유치와 유지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방증한다.

창원시는 현재 상황을 해결할 단기·중기·장기별 대책을 내놨다. 물론 근사한 타이틀보다 이를 현실화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창원시민도 지역기업을 응원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부탁드리고 싶다.

창원의 기업들이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생산업체뿐만 아니라 관련 협력업체도 함께 돕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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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일전에 시도한 적이 있는 지역생산 차량 할인판매 행사처럼 지역의 소비재를 알리고 시민들과 연결하는 이벤트도 생각해볼 만하다. 세코 전시장에 한데 모인 창원 생산 완제품들, 그리고 경차나 가전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행사도 좋다.

이러한 것들이 활성화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아울러 지방정부, 기업, 시민이 서로에게 이바지하는 기업 섬김의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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