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자서전서 친구에게 돼지발정제 구해준 내용 서술
원내 5당 사퇴요구 하자 홍 "어릴 적 잘못 용서해달라"

지난 주말 '누리집'을 달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돼지발정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홍 후보가 "45년 전의 잘못이고, 이미 12년 전에 스스로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 일이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대선 후보 사퇴, 정계 은퇴 등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최근 '설거지는 여자의 일'이라는 발언에 이어 터진 악재인 데다, 돼지발정제가 공공연하게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최음제로 성범죄 도구로 오용되고 있어 유권자들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논란은 홍 후보가 지난 2005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 1학년이던 1972년 당시 친구가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돼지발정제'를 구해달라고 했으며, 홍 후보와 다른 친구들이 구해줬다고 서술하면서 일었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21일 논평을 내어 "표로 심판할 가치조차 없는 인물임이 드러났다. 지금 즉시 대선후보를 사퇴하고 정계를 영원히 은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원내 4당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보단장은 "영혼 없는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은 즉시 국민 앞에 정중히 사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홍 후보는 더는 대한민국 대선후보로서의 품격과 자격을 갖기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방방곡곡 성범죄자로도 모자라 심지어 대통령 후보까지 성범죄자를 봐야 하는지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받은 대선 선거보조금이 무려 119억 8000만 원이 넘는다. 무자격자가 혈세를 펑펑 쓰고 다니니 기가 막히고 피눈물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 대변인도 "여성을 향한 왜곡된 가치와 군림하고자 하는 그릇된 평등의식을 가진 홍 후보는 이제라도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신감정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창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번 에피소드는 지금 홍준표라는 인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홍 후보는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모의를 하던 성 인식 수준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책의 내용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있지만 그걸 알고도 말리지 않고 묵과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기에 당시 크게 반성한 일이 있다"며 "어릴 때 저질렀던 잘못이고, 스스로 고백했다. 이제 그만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와서 공개된 자서전 내용을 재론하는 것을 보니 저에 대해서는 검증할 것이 없기는 없나 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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