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상남 분수광장 찾은 문재인 "선거 고질병 색깔론 또 나와"'무상급식 중단'홍준표 비판
창원 소답·어시장 방문 안철수 "김정은 정권 나를 두려워해" 친문 패권주의 싸잡아 공격

대통령 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2일 나란히 경남을 찾아 유세 맞불을 놓았다. 경남은 두 후보 고향이다. 문 후보는 거제에서, 안 후보는 밀양에서 태어났다.

이런 상징이 있는 만큼 두 사람은 지역 민심을 얻으려 정성을 다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한 안보관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안보관 알리며 문재인·홍준표 겨냥 = 안철수 후보는 오전 창원 소답시장, 마산 어시장을 차례로 방문해 각각 유세를 겸한 민생 탐방을 펼쳤다.

안 후보는 소답시장 연설에서 자신의 안보관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이 저를 두고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김정은 정권에 분명히 경고한다. 핵을 버려라. 도발을 멈춰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낡은 이념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안보정책 검증은 철저히 하되 안보를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안보팔이가 선거에 지나치게 악용되는 점을 경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상남 분수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후 손을 내미는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와 함께 "저를 향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댓글 부대까지 동원되고 있다"며 "저는 계파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전국에서 대한민국을 살릴 최고의 인재를 이념, 세대, 지역을 넘어 고루 찾아 쓰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안 후보를 향한 문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와 친문 패권주의를 싸잡아 비판한 셈이다.

그는 "경남에 조선산업특구를 지정해 도민 일자리를 보호하고 실업지원금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춰 △창원 기계산업클러스터 조성 △마산 로봇산업벨트 조성 △사천·진주 등 서부권을 항공우주산업 중심으로 육성 △산청·함양·거창 등 서북부권 지역 내 항노화산업벨트 조성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이후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문 후보 정치 구심인 상징적인 공간에서 지지세 확산에 나선 모양새라 관심을 끌었다.

안 후보는 너럭바위 앞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방명록에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정의로운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권양숙 여사가 가족 행사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함에 따라 만나지는 못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같은날 오전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해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분열과 갈등, 분노의 시대를 접고 함께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구하자는 각오를 다졌다"고 봉하마을을 방문한 소회를 밝혔다.

◇안보 공세 색깔론 맞받아 홍·안·유 싸잡아 비판 =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을 찾아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 도착 즈음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렸지만 5000명(민주당 도당 집계)에 가까운 창원 시민은 자리를 뜨지 않고 "문재인"을 수차례 연호하며 그를 반겼다.

문 후보는 "경남은 민주화의 역사다. 이승만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계기가 된 3·15의거가 마산에서 일어났고, 18년 유신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부마항쟁, 모두 경남의 자랑"이라면서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무현 대통령도 있다. 경남은 민주화 역사이고 노무현 역사다. 문재인이 다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에서 저는 1등이다. 고향 부산·울산·경남에서 압도적인 1등을 만들어줘야 제 체면이 선다"면서 "경남에서 이번에 확실한 1등을 만들어달라. 그 힘으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첨단융복합기술 결합 통한 창원기계산업단지 성장 고도화 △진주·사천 항공우주산업단지 조성 촉진 △조선산업 위기 타개를 위한 공공선박 발주와 신규 선박 발주 지원 △김천~거제 KTX 조기 착공 △진주 혁신도시 시즌 2 사업 진행 △거제·통영·사천·남해·진해 잇는 해양관광벨트 조성 등 이전에 발표한 지역 공약을 다시금 강조했다.

문 후보는 특히 "다시는 경남에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일방 폐쇄 같은 무도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직격하며 청중의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지난 2차 TV 토론 때 홍준표·유승민 후보 등이 '주적 표현'을 언급하며 제기한 안보관 논란을 색깔론으로 맞받았다.


그는 "선거 때 가장 고질병인 색깔론이 이번에도 나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한 손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 계승을 거론해 호남표를 받으려 하고, 다른 한 손에는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으려는 후보를 믿을 수 있느냐"면서 색깔론에 가세한 안철수 후보 측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에 더해 "지난 10년간 안보 무능 세력한테 다시 나라를 맡길 수 있나. 이랬다 저랬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안보 불안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나. 이제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홍준표·유승민·안철수 후보 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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