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상남동 분수광장서 유세
"정의로운 대한민국 만들겠다"
안철수, 소답시장·마산어시장·김해 봉하마을서 유세
"통합의 새 시대 열겠다"

대통령 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개시 이후 첫 주말인 22일 나란히 경남을 찾아 유세를 하면서 지지세 확산을 위한 맞불을 놓았다.

경남은 두 후보 모두의 고향이다. 문 후보는 거제에서 안 후보는 밀양에서 각각 태어났다.

문 후보에게는 특히 정치적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태어난 김해, 함께 시국 노동 사건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마산·창원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이 몸 던져 묻힌 곳도 경남이고, 자신이 퇴임 후 생활한 후 자연으로 되돌아가겠노라 확언한 곳도 경남에 있다.

이런 상징이 있는 만큼 두 사람을 사활을 다해 지역 민심을 얻고자 노력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을 찾아 유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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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가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연설을 마친 후 현장을 떠나며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있습니다. /김구연 기자

문 후보는 "경남은 민주화의 역사다. 이승만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된 3·15의거가 마산에서 일어났고, 18년 유신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부마항쟁, 모두 경남의 자랑"이라면서 "그리고 사람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무현 대통령도 있다. 경남은 민주화 역사이고 노무현 역사다 문재인이 다 계승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에서 저는 1등이다. 고향 부산·울산·경남에서 압도적인 1등을 만들어줘야 제 체면이 선다"면서 "경남에서 이번에 확실한 1등을 만들어달라. 그 힘으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첨단 융복합 기술 결합 통한 창원기계산업단지 성장 고도화 △진주·사천 항공우주산업단지 조성 촉진 △조선산업 위기 타개를 위한 공공선박 발주와 신규 선박 발주 지원 △김천-거제 간 KTX 조기 착공 △진주 혁신도시 시즌 2 사업 진행 △거제·통영·사천·남해·진해 잇는 해양관광벨트 조성 등 이전에 발표한 지역 공약을 다시금 강조했다.

문 후보는 특히 "다시는 경남에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일방 폐쇄 같은 무도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직격하며 청중들의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지난 2차 TV 토론 때 홍준표·유승민 후보 등이 '주적 표현'을 언급하며 제기한 안보관 논란을 색깔론으로 맞받았다.


그는 "선거 때 가장 고질병인 색깔론이 이번에도 나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한 손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 계승을 거론해 호남표를 받으려하고, 다른 한 손에는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으려는 후보를 믿을 수 있느냐"면서 색깔론에 가세한 안철수 후보 측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에 더해 "지난 10년간 안보 무능 세력한테 다시 나라를 맡길 수 있나. 이랬다 저랬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안보 불안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나. 이제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홍준표·유승민·안철수 후보 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특전사 출신이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 전쟁은 다시 없을 것이다. 동북아 평화질서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것이고,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든든하게 구축해서 가장 확실한 안보를 만들겠다. 가장 확실한 안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안보관을 부각했다.

문 후보는 연설에 앞서 지난 4·12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한 김성훈 경남도의원·하성자·이광희 김해시의원·김대봉 거제시의원·서진부 양산시의원으로부터 '당선증'을 건네받고 함께 포옹했다.

민주당은 지난 재보선 경남 10개 선거구에 7명 후보를 내 이들 5명과 함께 당 계열 무소속 도의원 1명을 당선시키는 등 보수 일변도의 지역 정치 구도에 큰 균열을 냈다.

문 후보는 이에 "이번에 정권 교체와 함께 내년 지방권력 교체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면서 "상식과 정의가 눈으로 보이는 나라, 국민통합과 경남 발전을 확실히 해낼 수 있는 정당 민주당에 아낌없는 지지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문 후보 정치 구심인 상징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지지세 확산에 나서는 모양새를 띄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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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창원 소답시장 다음으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있습니다. /김구연 기자

권양숙 여사가 가족 행사로 중국 출국한 가운데 참배는 10여 분 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안 후보는 검은 넥타이 차람으로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너럭바위 앞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방명록에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정의로운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분열과 갈등, 분노의 시대를 접고 함께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구하자는 각오를 다졌다"고 봉하마을을 방문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자신에게 '가짜 안보'라고 한 점을 두고 "더는 구태스러운 분열로 국민을 호도할 때가 아니"라고 맞대응했다. 이와 함께 "어떻게 하면 나라를 구할 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는 대선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앞서 창원 소답시장과 마산어시장을 각각 들러 지역 공약을 제시하고 시장 상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소답시장 연설에서 안보관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이 저를 두고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을 밝히며 "북한 김정은 정권에 분명히 경고한다. 핵을 버려라. 도발을 멈춰라"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가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고 있다. 낡은 이념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며 "안보 정책 검증은 철저히 하되 안보를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저를 향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댓글 부대까지 동원되고 있다"며 "저는 계파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전국에서 대한민국 살릴 최고의 인재를 이념 ,세대, 지역을 넘어 고루 찾아 쓰겠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문재인 후보 측의 안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와 친문패권주의를 싸잡아 비판한 셈이다.

안 후보는 "경남에 조선산업특구를 지정해 도민 일자리를 보호하고 실업지원금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창원 기계산업클러스터 조성 △마산 로봇산업벨트 조성 △사천·진주 등 서부권을 항공우주산업 중심으로 육성 △산청·함양·거창 등 서북부권 지역 내 항노화 산업 벨트 조성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끝으로 "이념과 지역을 넘어 국민의 고른 지지를 받아 집권하면 가장 안정된 국정운영이 가능해진다"면서 "편가르기 갈등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통합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힘줘 말했다.

안 후보는 마산어시장에서는 별도 유세 없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신을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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