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입자 2500만 명을 자랑했으며, 토종 사회적 관계망(SNS)의 효시였던 싸이월드 창업자가 지난 18일 창원을 찾았다.

피터 드러커 경남지회가 주최하는 ‘제3회 피터 드러커 혁신기업가 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이동형(나우프로필 대표) 피플스노우(스타트 업 멘토 협동조합) 대표는 이날 창업가에서 하고픈 말을 전했다. 이 대표는 LG-CNS에서 프로젝트팀장을 거쳐 카이스트 창업동아리와 함께 싸이월드를 창업해 대표이사를 맡았다. 싸이월드가 SK와 통합하면서 SK컴즈 상무이사를 거쳐 2004년부터 싸이월드 국외 진출을 위해 일본싸이월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결국 국외에서도 국내에서도 실패를 맛봤다. 최고의 성공과 실패를 함께 겪은 독특한 이력으로 최근에는 창업자를 위한 강연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을 농사에 빗대 “씨를 뿌리고 모판에 모를 키우는 것까지 창업자 몫이다. 모내기부터는 직원 몫이다. 모판에 모 키우기가 정말 어렵다”며 “싸이월드를 키울 때도 우리는 모판에 뿌린 씨앗을 발견했다. 진짜 고객이 누군지를 아는 게 모판을 가꾸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라는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을 두고 이 대표는 “현실과 전혀 안 맞다. 가장 가까운 곳의 고객부터 잡아야 한다. 그런데 외국에서 취직하기도 어려운 청년에게 창업과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라?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싸이월드가 망한 것은 페이스북 등 새로운 SNS 등장 때문이 아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버렸기 때문이다. 창업하는 이에게는 우리 회사에 진짜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해서 그들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혁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3기에 접어든 ‘피터 드러커 혁신기업가 아카데미’는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사상과 경영 원칙을 중심으로 다양한 명사 강의를 준비했다. 지난 11일 개강해 오는 6월 27일까지 12개 강좌로 이뤄졌으며 강의는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30분 창원대 평생교육원 1층 102호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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