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남을 비롯한 영남권의 민심도 혼전 양상으로 출렁이고 있다. 특히 경남은 그동안 지역정치를 장악하고 있던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권의 몰락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선 영향과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민심의 변화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불안한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고, 안철수 후보는 초반 맹렬했던 추격양상은 다소 꺾였으나 오차범위 내에서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선두권과는 뒤떨어져 있고 도지사 선거를 하지 못하게 한 여파 등으로 말미암아 절실하게 바라는 동남풍도 불지 않고 있다.

대선 민심이 이처럼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직 확실히 믿음이 가는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두를 고수하는 문재인 후보도 40%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안철수 후보 또한 30% 초반에서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대통령감으로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선거에서 당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지역색도 상당히 희미해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정치의 지역색이 무너지고 보수와 진보라는 색깔론도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가 이번 대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였던 지역감정과 북한문제가 해소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민 전체가 이번에는 올바른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절실함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경남에서 그동안 고전했던 두 야권 후보들이 선두를 다투는 것도 향후 지역정치가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치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후보자들의 자질 부족과 흠결이 연일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 패권적 표심은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버려야 한다. 경남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각종 선출직의 자격이 의심스러운 행태로 정치가 퇴행적이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국민 전체를 위하고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 대통령을 뽑도록 눈을 부릅떠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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