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타멜 구경을 나섰다.

처음 온 여행자에게는 꽤 복잡한 곳이었다.

내가 좀 전에 택시를 내린 곳이 어디였는지도 헷갈렸다.

헷갈리는 건 길만이 아니었다.

추운 것인지 안 추운 것인지 알 수 없는 날씨

외로운 건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내 마음도 헷갈렸다.

타멜 거리는 해가 지고 있었다.

어둠을 든든한 배경으로 두고도

거리의 네온사인들은 힘에 부친 듯 어두웠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지나치게 환한 밤을 살았는지도 모른다.

밤은 원래 어두운 것이라고

타멜 거리가 내게 말하는 듯했다.

하여 밤은 거리를 휘적휘적 돌아다니기보다

자기 속으로 침잠하는 시간이라고

그렇게 외로움을 키우는 시간이라고, 일러주는 듯했다.

더듬더듬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둠 속으로 공원의 새들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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