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민선 이후 순탄찮은 군수직
오죽하면 군청 터 놓고 풍수설까지

요즘 함안군이 어수선하다. 공직사회는 어수선하다 못해 초상집같이 우울한 분위기다. 최근 차정섭 함안군수 비서실장을 비롯한 측근, 산단 관련자들 구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7일 오후 이현석 함안상공회의소 회장이 전격 체포되면서 함안지역 산단 조성과 관련한 경찰의 강력한 비리 척결 의지가 나타났다.

경찰은 현재 함안군 산단 비리와 관련, 비서실장을 비롯해 산단 관계자와 장례식장 사업자·측근 등 5명을 구속한 데 이어 이현석 회장을 19일구속했다. 산단 인허가와 관련한 해당 공무원들이 이미 줄줄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차 군수를 정조준한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튈지 관심이 고조돼 있다.

산단 인허가와 관련없는 군청 공무원들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에둘러 업무에만 전념하고는 있지만, 구겨진 자존심과 허탈감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지난해 청렴도 전국 1위를 자랑한 함안군이 뇌물 추문에 휘말려 '뇌물군'이라는 오명을 남기면서 청렴과는 거리가 멀어진 데 대한 공직자들의 허탈감이다.

민선군수 체제로 들어선 이후 군수 비서실장이 뇌물과 관련해 구속된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군수도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처지여서 공직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치닫자 차 군수의 레임덕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군이 추진하던 각종 사업이 실무부서의 재검토 대상에 오르는 등 진척에 오리걸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3일간 예정된 아라문화제를 애초 차 군수는 수박축제와 처녀뱃사공가요제 등 일부 행사만 치르고, 본격적인 행사는 연기 또는 취소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아라제 위원들 반발로 정상 개최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1차 소환조사를 받은 차 군수 처지를 안줏거리로 삼겠다는 일부 인사들의 의도된 추진이 의심되기도 한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의 민선 시대가 열리면서 함안군에는 고 조성휘 군수가 1·2대를 거치면서 병세로 작고했다. 이어 진석규 군수가 1999년 9월 2일부터 2007년 11월 16일까지 제47·48·49대 세 번에 걸쳐 군수직을 수행했으나,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하차했다. 그 때문에 2007년부터 2010년 6월까지 절반의 임기로 당선됐던 조영규 군수가 재선의 담을 넘지 못하고 야인으로 남아 있다.

이어 2010년 6·4지방선거를 통해 하성식 군수가 당선되면서 임기 내내 법정 다툼으로 4년 임기를 겨우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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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함안군 역대 군수와 현직 군수가 투병으로 작고하거나 법정 시비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풍수적으로 군청 자리를 탓하기도 한다.

한 군민은 "군청이 들어선 터는 과거 죽은 아이 매장 터였다"면서 "선조 얼과 왕릉급 무덤이 있는 자리를 피해 군청을 옮겨가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금의 상황은 조심스러운 풍수적 조언에도 귀 기울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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