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잇단 악재에 네거티브 공세도 가열
미숙한 대응으로 여론조사 지지율 급등락 반복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대결'이 치열해지면서 각 후보의 '위기 대응' 또는 '악재 관리' 능력이 결국 대선 당락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후보 쪽의 정책적·도덕적 흠결이나 이에 근거한 상대 진영의 집요한 네거티브 공세가 실제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다소 하락 내지 정체 현상을 보인 것은, 지난주 안 후보의 '단설 유치원 설립 자제' 발언이 몰고 온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 측은 애초 '병설 유치원 자제'로 나간 언론 보도를 '병설이 아닌 단설'이라고 허겁지겁 정정했으나 모두 같은 공립 유치원이라는 점에서 학부모 반발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은 논평을 내 "열악한 보육 현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안철수식 탁상공론의 극치이자 금수저 후보의 한계"라고 꼬집기도 했다.

대가는 혹독했다. 지난 11~12일 JTBC·한국리서치 조사에서 38%(문) 대 38%(안) 동률로 나왔던 여성 지지율이 15~16일 서울경제·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46.2%(문) 대 33.2%(안) 13%p 차이가 났다. 모든 조사에서 같은 흐름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비록 일부라도 변화 폭이 이토록 크다면 뭔가 예사롭지 않은 변수가 개입했다고 보는 게 옳다.

문재인 후보는 널리 알려진 대로 아들 준용 씨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달 말부터 경쟁 진영의 검증이 본격화된 이 사안에 문 후보 측은 "이미 오래전 다 해소됐다"며 정면 대응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청년층·학생층 반응은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 4월 1주 차(4~6일)와 2주 차(11~13일) 조사에 따르면, 직업이 학생이라고 한 응답자의 11%p(49%→38%)가 문 후보 지지를 거둔 반면 안 후보는 10%p(19%→29%)나 지지율이 상승했다. 20~30대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문 후보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문-안 두 후보 모두 위기 대응·관리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쪽은 신속하고 뭔가 조직적이고 투쟁적이어서 돋보이지만 종종 너무 지나쳐 역효과를 일으킨다"며 "반대로 안 쪽은 너무 더디거나 미숙하고 짜임새도 없다. 문제가 아닌 걸 문제로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경우 아들 문제와 관련해 "마! 고마해!"라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사람들은 이런 일(의혹 제기)을 보면 딱 한마디로 말한다. 마! 고마해! 언제까지 되풀이할 거냐?"고 밝힌 바 있다. 안 후보 측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국민적 의혹에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나?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이 제2의 정유라 사건처럼 커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 딸 설희 씨 재산을 둘러싼 의혹 제기도 마찬가지다. 문 후보 측은 뭔가 드러나선 안 될 재산이나 돈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지만 막상 안 후보 측이 딸 재산을 공개하자 머쓱해지고 말았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과 부인의 '갑질' 논란으로 지난주 내내 곤욕을 치르다 18일에는 얼마 전 대전현충원 참배 당시 천안함 유가족을 내쫓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안 후보는 이에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더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했으나 이 언급이 또 파문을 키웠다. 문 후보를 비롯한 모든 후보 측이 사안을 기정사실화하며 "사죄부터 하라"고 거듭 공격을 가한 것이다.

안 후보 측은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며 급히 해명 자료를 내야 했다. 안 후보 측은 "9일 현충원 참배는 일반 참배객과 호의적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동행한 언론 쪽에서도 부정적인 문제제기가 없었다"며 "우리가 파악한 사실과 다르지만 천안함 유가족 입장을 존중하는 뜻에서 향후 조심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관계도 명확지 않은데 스스로 인정(?)부터 하고 뭇매를 자초한 꼴이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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