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하던 계란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는 보기 어려워 보인다.

18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계란 한 판 당 전국 평균 소매가는 7671원이다. 경남은 8030원까지 올랐다. 1주일 사이 100원 인상됐고 한 달전과 비교하면 약 400원이 올랐다.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면서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7000원 밑까지 떨어졌던 계란값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전인 1년 전 가격 5030원과 비교하면 약 60%나 가격이 뛰었다.

이처럼 계란 가격이 다시 오른 것은 3월 개학을 맞아 급식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 지난 16일 부활절도 계란값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근본 원인은 산란계 36%가 도살 처분돼 계란 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계란 수급 안정의 주요 수입처로 기대했던 미국에서 AI가 발생하면서 계란과 병아리 수입이 막힌 것도 악재가 됐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계란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연구원 지선우 연구원은 "공급 대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올랐지만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비축분을 사용했고 미국 계란을 수입하는 등 노력했지만 산란계 닭이 도살 처분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계란값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AI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 연구원은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이 되면 가격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큰 폭의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 달 사이 계란값이 다시 오르면서 일부 영세 제과점은 계란이 많이 소모되는 카스테라 등 일부 품목의 생산을 줄였다. 소비자가 즐겨찾는 일부 제품은 가격을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가격 상승이 곧 매출 하락임에도 계란값 등 재료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산합포구 중앙동의 한 제과점 사장 ㄱ씨는 "계란 값이 좀 떨어지는 듯 싶어 걱정을 덜었었는데 다시 올라 부득이하게 계란값이 떨어지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며 "동네 장사니까 고객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계란가격 안정을 위해 6월까지 태국산 신선란 수입허용 절차를 완료하고, AI청정국 지위 회복이 예상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수입 재개 절차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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