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선두 안철수 맹추격
경남·부산 여론조사 접전, 표밭 다지기 신경전 격화

경남과 부산에서 대통령 후보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제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둘째 날인 18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경남·부산 공략에 본격 돌입한 것을 필두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도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과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을 각각 '급파'해 영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다소 불안한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맹추격을 벌이는 양상의 경남·부산이다.

15~16일 중앙일보 조사는 37.0%(문)-31.0%(안)-14.9%(홍)로 나왔고 14~15일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조사 역시 32.0%(문)-26.5%(안)-10.4%(홍) 접전이었다.

격차가 큰 조사도 없지 않다. 문 후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14~15일) 조사에서 48.8%(경남·부산·울산)를 얻어 안 후보(24.5%)·홍 후보(13.1%)를 2~3배 차로 따돌렸다.

추이를 보면 직전 조사보다 문 후보가 좀 더 치고 나가거나 안 후보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4~5일 중앙일보 조사와 7~8일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조사에서 문-안 두 후보의 차이는 각각 4.4%p(35.7%-31.3%)·0.1%p(30.1%-30.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안 후보의 '단설 유치원 설립 자제' 발언이 몰고 온 후폭풍과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에 대한 검증 공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18일 오후 창원시 마산역 광장을 찾은 유권자가 한 대선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광장의 유권자 표정으로는 21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가늠할 수 없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부산은 근래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전국 평균과 거의 일치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민주당의 호남색 탈피와 보수층 민심 이반, 반문(반문재인) 정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든 경남·부산에서 승기를 잡아야 대통령 당선 또한 가까워진다는 등식이 성립 가능한 셈이다.

홍준표 후보는 경남·부산에서 지지율 정체 또는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는 17.1%→14.9%로 이전보다 2.2%p 떨어졌고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조사도 미세하나마 10.6%→10.4%로 감소했다.

영남을 중심으로 대반전을 노리는 홍 후보는 이 같은 결과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는 이날 부산을 방문해 "당 자체 조사에서는 이미 지지율이 20% 이상(전국)으로 올라와 있다"며 "그러니까 힘이 나서 돌아다니는 거다. 현장에서 보면 민심은 안 그런데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경남에서 승리가 곧 대선 승리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추격 중인 안철수 후보 견제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경남상임선대위원장인 서형수(양산 을) 의원은 17일 출정식에서 "지난 대선 때는 문 후보가 경남을 내줘 졌다. 이번에는 도로 찾아와야 한다"며 "짝퉁 정권교체가 아니라 참된 정권교체, 불완전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완전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안 후보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부패와 특권 세력이 뒤에서 정권 연장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같은 날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부산 시민이 전통적 보수인 2번을 찍으면 1번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미래 세대이자 개혁·통합세력인 안 후보가 이곳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소위 '홍찍문론'(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 설파에 힘썼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전국뿐만 아니라 경남·부산에서도 지지율이 미미한 편이다.

15~16일 중앙일보 조사와 14~15일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조사에서 두 후보는 각각 4.7%(유)· 2.0%(심), 2.0%(유)·3.3%(심) 획득에 그쳤다.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인 노회찬(창원 성산) 의원은 지난달 29일 경남선대위 출범식에서 "작년 총선 승리에 이어 민주주의 발전을 이끄는 동남풍의 진원지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인용한 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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