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오징어 먹물 입힌 파스타
끓는 올리브에 새우 조리
홍합·조개 토마토 볶음밥
감초같은 마늘 풍미 살려

'올라(HOLA)'. 스페인어로 '안녕'이라는 뜻이다. '안녕, 친구! 여기서 함께할래?' 하고 인사를 건네는 듯한 식당이다.

스페인을 사랑하는 김준성(34) 대표가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좁다란 벽돌 건물 1층은 펍으로, 2층은 자신의 집으로 꾸몄다.

진주미디어센터에서 독립 영화 배급 담당자, 산청 간디학교 교사, 옷가게 주인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그는 이번에는 음식점 대표가 됐다.

감바스 알 아히요./우귀화 기자

스페인의 작은 도시 세비야에서 살았던 경험을 추억하며 '세비야 골목 모퉁이의 작은 동네 펍'을 꿈꾸며 가게를 시작했다.

가게 내부를 들여다보면 스페인이 한결 가깝게 느껴진다. 스페인 축구팀 응원 머플러가 걸려 있고, 메뉴명이 스페인어로 적혀 있다.

바 형태로 된 자리에 앉으니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스페인에서 온 외국인이 와보고서는 진짜 스페인에 온 느낌이라는 평가를 할 정도다.

요리를 하는 주방에는 인내심을 주문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야매 요리사 마리오가 운영하는 스패니쉬 펍&카페 HOLA입니다. 혼자 요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려요. 먼저 음료부터 주문해주시고 여유롭게 기다려주세요."

빠에야(Paella·표준 표기는 '파에야'),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 파스타 네그로(Pasta negor) 3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빠에야./우귀화 기자

파스타 네그로가 먼저 나왔다. 검은색으로 된 오징어 먹물 면을 올리브 오일로 버무리고 그 위에 바질 페스토와 마늘을 올려뒀다.

굵고 검은 면과 마늘칩 색이 대비를 이루면서 호기심 가득하게 맛볼 수 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조개 관자를 많이 쓰지만, 여기서는 오징어를 링으로 만들어서 올렸다.

감바스 알 아히요는 끓는 올리브유에 새우, 마늘을 넣어서 익힌 요리다. 부드러운 바게트를 여기다 찍어 먹을 수 있다.

뜨거운 기름에 익힌 새우는 별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새우 자체의 맛과 올리브유의 결합으로 더 고소하고 바삭하다.

파스타 네그로./우귀화 기자

현지에서 쓰는 이탈리아식 향신료 대신 국내산 태양초를 써서 매콤한 맛을 냈다.

빠에야는 여러 가지 해물을 넣은 스페인식 해물 볶음밥이다.

정통 요리법은 생쌀을 써서 해물 육수에 끓이는 방식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지어둔 밥을 써서 요리를 한다고.

토마토 페이스를 사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했다. 밥 위에 새우, 홍합, 조개 등이 들어서 시각적으로도 좋고, 쫄깃한 맛을 더한다.

음식을 먹은 후 디저트로 스페인식 커피 '카페 봄본(bombon)'도 맛봤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연유를 넣은 커피는 단맛과 쓴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김준성 대표는 "처음 시작은 주변 분들에게 스페인 음식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생각보다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서 가게를 열게 됐다. 3년 후에 스페인에 가서 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빠에야 1만 5000원/2만 원 △감바스 알 아히요 1만 원/1만 5000원 △파스타 네그로 1만 원 △카페 봄본 4000원.

◇위치: 진주시 강남로 227번길 13-1.

◇전화: 010-417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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