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은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은 지 3년째 되는 날이었다. 이를 기리고자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추모 문화제에서 시민과 유가족은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최우선적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외쳤다.

이 광경을 보면서 문득 지난 1월 창원문화원에서 열린 '세월호 1000일 강연회'를 촬영한 날이 떠올랐다.

이날 강연에서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는 "참사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때서야 아들을 떠나보낼 수 있겠다"며 분노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딸을 잃은 후 살아야할 명분이 사라졌지만 내가 일어서지 않으면 딸의 억울함을 풀 수 없겠다는 생각에서 겨우 살고 있다"고 외쳤다. 강연회에 참석한 유가족은 슬픔과 비통에 잠겨 울먹이며 흐느꼈다. 또 연신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삼키는 유가족도 눈에 띄었다. 장내는 슬픔과 한탄이 뒤섞이며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 모습을 촬영하던 나 역시 울먹임으로 가슴을 쳤다. 이날 유가족의 외침은 세상을 향한 절규였다.

그토록 기다리던 '세월호 육상거치'가 완료돼 곧 미수습자 수색이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은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선체조사와 진상규명은 필수다. 문제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 누구도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성훈.jpg

4월 봄은 왔지만 세월호 유가족에게는 여전히 차갑기만 한 한겨울이다. 이들에게 진정한 봄은 언제 올까. 유가족이 슬픔을 잊고 마음속 봄을 맞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