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이 됐다. 이제 겨우 배가 인양되고 미수습자들도 찾지 못한 지금도 아직 애도 기간일 뿐이다. 세월호가 상징하는 대한민국 적폐 청산은커녕 참사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 3년이 지나도록 세월호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 중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유족들과 미수습자들의 가족들은 눈물 마를 날이 없고, 눈뜬 채로 배가 침몰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국민의 충격도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그나마 세월호 참사에서 박근혜 정권이 쌓은 적폐로 박 전 대통령은 죄업의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여전히 세월호를 거짓과 어둠에 가두어 두려는 세력이 있다.

세월호가 인양되자 세월호가 정치에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가 대표적이다. 참사 7시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돌보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촛불시위를 통해 탄핵과 파면을 당했기 때문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 박근혜 정부의 집권당이 후보를 낸 것부터 어불성설이거니와, 홍 후보의 발언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 있는 가해자 집단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진실의 인양임을 보여준다. 그것이 두려워서 지난 3년 동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인양을 의도적으로 방기하거나, 관변단체에 돈을 대어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는 집회를 열도록 사주했을 것이다. 유족들과 협의도 없이 배의 침몰 원인을 밝혀줄 선미램프를 제거하는 등 정부의 세월호 인양 작업에서도 진실을 가리려는 몸짓이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층을 의식하며 세월호가 상징하는 적폐 청산보다는 미래를 강조하는 야당 후보들의 태도도 불안하다. 이러다 대선이 끝나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또다시 찬밥 취급받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시민들이 촛불로 심판하기 전에 정치권과 대선 후보들은 정신 차리기 바란다. 대한민국이 존속하는 한 세월호는 과거가 될 수 없다. 미수습자들을 찾아내고 진상을 규명하지 않는 한 세월호를 과거로 보낼 수 없다. 석연치 않은 세월호 인양 과정을 통해 밝혀야 할 진실은 더 늘었다. 세월호를 어둠과 거짓에서 진실과 밝음으로 인양하는 일은 지금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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