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의회 나 선거구

창녕군민들은 4·12재보궐선거에서 바른정당을 선택했다.

창녕군의회 나(고암·성산·대합·이방면) 선거구 보궐선거는 기초의원을 뽑는 선거였지만, 자유한국당과 1 대 1로 격돌했기에 보수 주도권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지 이목을 끌었다.

◇"정당보다 인물 선택했다" = 김춘석(57·바른정당) 창녕군의원 당선자는 투표자 수 4991명 중 2815명이 투표해 2112표를 얻은 자유한국당 김종세 후보를 703표 차로 눌렀다.

김 당선자는 특히 고향인 이방면에서 1116표를 획득하면서 236표를 얻은 상대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상대 후보 우세 지역이라고 여겼던 대합면에서도 905표를 얻어 917표를 획득한 상대 후보에게 12표밖에 뒤지지 않고 선방했다.

김 당선자는 "상대 후보가 성산이 고향이니 당연히 성산에선 뒤처졌고, 대합에서도 득표 차가 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12표 차로 선방해 기쁘다"고 말했다.

창녕읍에 사는 한 주민은 "김종세 후보가 두 번(성산농협, 우포농협)이나 조합장을 지냈고 자유한국당인데 진 것은 이제 정당은 아무 소용이 없어졌고 (유권자들이) 인물을 본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수 적통 경쟁에서 한국당이 졌다" = 조해진-엄용수 전·현 국회의원 간 대리전 성격도 띠었던 이번 선거 결과는 '조해진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밀양·의령·함안·창녕이 지역구인 조해진(바른정당) 전 의원과 엄용수(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일 이방장 마지막 유세에서 맞부딪쳤다.

조 전 의원은 김춘석 당선자 장점 부각에 시간을 할애했고, 엄 의원은 직면한 한국당의 어려움과 바른정당 비난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한국당은 경남 10곳 보선 지역 중 거제시와 하동군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후보를 낸 8곳 중 함안과 합천 2곳만 사수했다. 당선 가능 지역으로 꼽았던 창녕에선 패배했다.

바른당은 경남 10곳 중 5곳에 후보를 내서 창녕 1곳만 승리했다.

이 결과에 의미를 두는 이들은 "보수 적통 경쟁에서 한국당이 졌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있다. 그동안 창녕은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깃발이 펄럭이지 않았던 때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 기간에 이방장에서 만난 50대 자영업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한국당은 인심을 잃었다. 재선거나 대선에서 60대 이하 유권자 중 누가 한국당을 찍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준표 고향이지만 대선 득표 쉽지 않다" = 창녕은 대선에 뛰어든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고향이다. 이에 엄용수 의원은 "4·12재보선 결과가 5·9 대선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승리하면서 대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 위상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전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경남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섰음이 증명됐다. 창녕 사람들은 이런 민심과 더불어 창녕보다 대구를 더 자신의 본고향으로 여기는 홍준표 후보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창녕 남지 한 주민은 "홍 후보가 엊그제 부모 산소에 왔다 갔지만 그 외에는 창녕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선 출마 선언도 대구에서 했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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