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재보선 10곳 중 5곳 차지
양산·거제 모두 문재인 선택
투표율은 전국 평균 밑돌아

대한민국 대변혁의 역사를 새긴 촛불이 경남 지방권력 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4·12재보궐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도내 10개 선거구 중 7곳에 후보를 내 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선 김성훈(경남도의회 양산 1), 허성자(김해시의회 가), 이광희(김해시의회 바), 김대봉(거제시의회 마), 서진부(양산시의회 마)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민주당계 무소속인 류경완(경남도의회 남해군) 후보도 3수끝에 도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빈지태(함안군의회 라) 후보는 개표 결과 16표 간발의 차로 낙선했다. 반면 이강현(하동군의회 나) 후보는 무소속, 바른정당 후보에 큰 표차로 밀려 대조를 이뤘다.

12일 오후 김해시 주촌면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 마련된 4·12재보궐선거 김해시의회 가·바 선거구 개표소에서 개표종사원이 개표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민주당은 문재인 당 대통령 후보 고향 거제와 거주지 양산 내 선거구 3곳 방어에도 성공했다. 특히 양산은 경남도의원, 양산시의원 2곳 모두 국민의당 후보와 맞붙어 상징성이 컸다. 자칫 이 선거구를 내줬다가는 대선 가도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던 점에서 시름을 덜었다고 볼 수 있다.

'보수 빅뱅'이 펼쳐진 창녕군의회 나 선거구에서는 바른정당 김춘석 후보가 당선했다.

김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종세 후보를 700여 표차로 눌렀다. 이 선거구는 지역 내 보수 적통 경쟁에 더해 조해진-엄용수 전·현 국회의원 간 대리전 성격도 지녀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로써 바른정당은 보수 주도권 싸움을 이어 갈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함안군의회 라, 합천군의회 나 선거구를 겨우 차지했다. 함안군의회 라는 민주당 열풍에 전직 군의원과 맞상대라는 점에서 열세가 우려됐으나 16표 차로 신승했다. 합천군의회 나 선거구는 무소속 4명과 맞붙은 점에서 정당 프리미엄이 작용했다 볼 수 있다. 보수세가 강하고 정당 간 대결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궤멸'이라해도 될 법한 결과다.

정의당은 촛불 민심을 등에 업어 선전을 기대했으나 민주당 벽을 넘지 못했다. 선거 전 김해시의회 바 선거구에서 당선권에 근접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얻어 내심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국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무소속으로는 김용운 거제시의회 마 후보 선전이 눈에 띄었다.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 등 시민사회 활동을 오랫동안 해 온 김 후보는 개표 초반 김대봉 후보를 압도했으나 결국 조직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쉬운 쓴잔을 들이켰다.

이렇듯 이번 선거는 민주당, 중도 진보 성향 무소속이 대거 당선하면서 촛불 민심을 대변했다.

민주당이 압승함에 따라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적어도 경남에서만큼은 정권 교체를 예상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그동안 지방권력을 독점해 온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이전에 없던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도민 마음을 다시 붙잡아야 하는 크나큰 숙제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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