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어떤 일이 벌어 진다해도 당장 내 일이 아니면 무관심하다.

지난달 한 환경단체는 창원시가 구산면에 해양관광단지가 조성하면서 골프장이 생기는 것을 두고 인근 마을 주민들은 어떤 사업이 진행되는지 모른다고 했다. 당시 창원시는 빨리 진행해달라 적극적으로 주문하는 주민도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용호마을을 찾았을 때 주민들은 대부분 골프장이 생기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위치가 어디며, 언제 생기며,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몇 집은 동네를 떠나야한다카더라’ 말하면서도 ‘우리가 늙어서 뭘 아노’라고 말한다.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인근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하는 것을 두고도 ‘결국 보상 때문이지’라는 눈초리가 매섭다.

그러나 주민들은 집에 균열이 생기고, 천장에서 비가 새고, 비산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고, 진동으로 밤잠을 설친다며 괴로워했다. 놀이터에는 건축 자재가 날아든다. 몇 년째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못 봤다고 했다.

한 재개발구역 반대 집회 현장은 스산했다. 머리카락이 희끗한 어르신들이 모여 현수막을 들고 골목을 누볐다. 그러면서 “재개발 동의하면 다 죽는다”고 쉴 새 없이 소리쳤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듣는 둥 마는 둥이다.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편은 아무도 없다” 고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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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외쳤던 “나만 아니면 돼”라며 웃기는 모습이 겹치면서 씁쓸해진다.

정말 나만 아니면 끝일까.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닥친 문제로 싸우고 있는 이들의 오늘은, 내일 누군가에게 ‘내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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