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국민이 약 250억 5000만 잔의 커피를 마셨다는 뉴스를 보았다. 우리나라 인구가 약 5000만 명이라고 가정할 때 1인당 연간 500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라고 하지만 성인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연간 1000잔이 넘을 것이다. 지난 한 해 커피 수입량도 사상 최대였다. 10년 전보다 커피 소비 규모는 25%, 시장 규모는 3배 가까이 커졌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란 말이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 국민의 커피 애호 현상과 달리 전통 차는 점점 잊히는 존재가 돼 버렸다. 찻잎을 우려 마시는 번거로움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홀대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급격히 서구화하면서 품질과 간편함으로 무장한 커피 시장의 확대는 전통 차 시장이 설 자리를 뺏어 왔다. 요즈음 절에 가면 스님들도 전통 차보다 커피를 찾는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 전통 차에 대한 재발견과 건강식품으로 전성기를 맞았던 전통 차의 대표주자인 녹차가 위기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인구 1인당 연간 1.2~1.5㎏의 녹차를 소비하는데 우리나라는 0.6㎏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전통 차 외면은 우리 전통 차 생산기반 붕괴와 함께 생산 농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면받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일찍이 녹차를 ‘신이 선물한 최고의 식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중동이나 유럽에서도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세계적인 커피프랜차이즈 스타벅스도 우리나라 하동·보성·제주 지역의 녹차를 납품받아 전 세계 매장에서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음식에도 선정됐으니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건강식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녹차는 콜레스테롤 개선, 체지방 감소 등의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녹차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카테킨과 비타민 C 성분이 체내의 활성화 산소를 제거해 비만이나 암 예방 효과가 있다. 노화를 예방해주고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차를 많이 마시면 미인이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식후에 먹으면 좋다고 한다.

곽명진.jpg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마을인 시즈오카에서는 건강 비결을 지역 특산물인 녹차를 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포근한 바람이 부는 봄, 차 한 잔이 생각난다면 커피 대신 깊고 진한 풍미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전통 차와 함께 따스한 봄날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우리 전통 차를 마시는 것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며 어려운 우리 농업농촌에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다. 100세 시대에 젊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의 전통차를 마시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