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시>펴내
심리·표현상 특징 등 연구 분석
"어린이 문학 이해에 도움되길"

오인태(55) 시인이 <어린이와 시>(살림터, 192쪽, 1만 2000원)라는 어린이시론서를 냈다.

시인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교대 '쓰기·문학' 강좌 수강생 도움을 받으면서 10여 년간 어린이 시를 1만 편 수집했고, 이 중 교사나 학부모가 개입되지 않고, 과제물이 아닌 어린이가 쓴 시 2000여 편을 가렸다.

여기서 다시 추려서 535편을 표본으로 삼아 지난 2007년에 '어린이시의 생성심리와 표현상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문학교육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이를 <어린이문학>에 연재했고, 최근 단행본으로 묶어서 책으로 발간했다.

1부 어린이시를 읽는 세 개의 코드, 2부 어린이시의 자아의식, 3부 어린이시의 관계 인식, 4부 어린이시의 언어, 5부 어린이시의 표현 특징으로 구성했다. 시인은 그동안 시집 <그곳인들 바람 불지 않겠나>, <혼자 먹는 밥>, <등 뒤의 사랑>, <아버지의 집>, <별을 의심하다>,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산문집 <시가 있는 밥상>을 냈다. 현재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교육연구사로 일하며 시, 동시, 문학·시사평론 등을 쓰고 있다.

오인태 시인이 최근 펴낸 <어린이와 시>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논문 발표 후 10년 만에 책으로 냈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은데, 왜 그런가?

"원래는 논문을 발표하고 바로 한 교육전문출판사에서 단행본을 내기로 했는데, 출판사 사정이 생겨서 접어두고 있었다.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첫 시집 <그곳인들 바람불지 않겠나>를 냈던 출판사에서 이번에 내게 됐다."

-어린이시가 무엇인가?

"대부분 어린이시가 뭔지 모른다. 동시는 어른인 전문 동시인이 쓰는 것이고, '어린이가 스스로 아동성에 따라 쓴 시'가 어린이시다. 과거에는 '아동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아동'은 어른이 붙여준 한자고, '어린이'는 스스로 자신을 부르는 주체적인 표현이다. 어린이가 주체가 돼서 쓴 시가 어린이시다."

-이번 책을 "'어린이'와 '시'의 비밀을 밝힌 최초의 어린이시론서"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 30년 경력의 초등교사, 시와 평론을 아우르는 창작자, 교육학을 전공한 연구자이기에 어린이시론서를 낼 수 있었다. 어린이시가 왜 시가 되는지 밝혔다. 교사, 창작자, 교육학 연구자 3가지를 충족하면서 같은 주제를 연구한 선행연구자나 관련 책을 보지 못했다. 어린이시는 아동성, 시성을 지닌다. 아동성은 동일성, 현재성, 집중성을 가진다. 이는 시의 속성과 일치한다. 그래서 어린이가 아동성에 따라 쓴 글은 시가 되는 것이다."

-책을 보니, 학년별로 어린이시를 분석했다. 왜 그런가?

"1, 2학년 학생들이 쓴 글은 다 아동성을 가진 시다. 그런데 4, 5, 6학년이 쓴 글은 시가 아니라 산문이 됐다.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이성이 개입해서 산문적으로 쓰게 된다. 시에서 산문으로 이행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초등학교는 산문을 가르치고 시를 가르친다. 거꾸로 시부터 가르치고 산문으로 가는 교육이 맞다고 본다."

-이 책은 어떤 분을 대상으로 하나?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 일반인 모두에게 어린이와 어린이 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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