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 지금 '보궐선거' 열기로 뜨겁다. 전국 4·12재보궐선거 30곳 선거구 중 10곳이 경남에 몰려있다. 경남도지사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력화하는 '도민 참정권 박탈' 공작을 벌였다.

이 와중에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 중이던 박재홍(가 선거구, 창녕읍·유어면·대지면) 창녕군의원은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원심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이 탓에 5월 9일 대통령 선거와 창녕군의회 가 선거구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게 됐다.

경남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곳의 보선이 치러지게 된 원인 중 절반은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과 이 계열 무소속 의원들에게 있다. 이들이 폭행, 사기, 의장직을 둘러싼 뇌물 공여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맹점을 악용해 도지사 보선을 막겠다 한 홍준표 지사 '꼼수 악행'은 도민도 헌법도 실정법도 자기 발 아래 두겠다는, 상식을 저버린 처사의 전형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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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10군데에서 보선이 진행 중이라 경남이 시쳇말로 '쑥시기판'인데 박재홍 의원이 대법 실형을 받아 대선에 보선이 더해졌으니 도민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법도 하다.

경남말로 '보골', 서울말로는 '허파'라는 뜻이란다. 경남 사람은 상대가 화를 돋울 때 흔히 '보골을 채운다'고 한다. 이때 상대에게 "보골 채우지 마라" 경고하기도 한다. 보골이 끝까지 차면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허파가 디비진다'고…. 지금 경남 도민들은 '보궐선거' 아닌 '보골 선거' 때문에 허파가 디비질 지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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